세번째로 올리는 한국인의 캣츠 팬픽입니다!
국어시간에 쌤이 틀어주신 캣츠 디비디에 꽂혀서 쓰는팬픽임다
아 터거 너무 좋더라고요 제가 능글능글한 사람한테 뻑 가는 성격인데 아 진짜 아 존패트리지 사랑한다고 아
하지만 터거한텐 우리 귀요미 미스토가 있으니까
내가 대리만족으로 대신 둘의 사랑을 이뤄줄께요
알라뷰뿅뿅
(M급수위소설입니다!/ BL작품인거 인지해주세요/터거X미스토 흥해라)
※이 작품에서는 미스토펠리스와 빅토리아가 남매가 아닌 설정입니다
그 날은, 새파란 하늘이 노을로 점점 붉게 물들여져 가던 아름다운 황혼의 저녁이었다.
세상이 온통 노랑과 다홍에 물들여져, 그 어떤 차갑고 칙칙한 것들도 모두 밝고 따뜻하게만 비춰졌던 그 때.
젤리클 고양이들이 하나 둘 씩 몸을 일으키며 그 날의 어둠 내린 밤을 기다리기 시작했을 그 때.
그리고 그의 두 팔이
나를 강하게 감싸안았던 그 때.
나는 그 때를 잊을 수 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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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은, 왠지 여느 날과 달리 더 무료하고 심심한 하루였다, 스킴블 아저씨를 만나 열차 구경을 하고, 버려진 종이박스 속에서 잠깐 낮잠을 자고, 우연히 마주친 빅토리아와 장난을 치고, 그게 그 날 일과의 끝 이었다.
"쳇...이게뭐야. 오늘은 마법연습도 좀 오래 할 생각이었는데.."
별로 한 것도 없는데, 마치 시간 혼자 저 멀리 달려가 버린 듯 벌써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었다. 가로등에 하나 둘 켜지기 시작한 불빛을 보자 나도 모르게 입에서불평이 흘렀다.
이렇게 어두워져서는 시약 찾기도 버겁고 책장 넘기기도 힘들어진단 말이야.
입을 삐쭉 내밀며 살금살금 아지트쪽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얼마 전 새로 알게 된 비밀 장소. 인적도 거의 없는데다 아늑하면서 깨끗하기도 한 인근의 주차장 창고 지하실.
처음에는 멍커스트랩에게 알려서 새로운 젤리클 축제 장소로 만들까 생각했지만. 여기선 젤리클 달(Jellicle moon)도 보이지 않는데다 그렇게 공간이 넓지도 않아서 별로 적당한 장소가 되지 않을 것 같았다. 활동하기 좋아하는 젤리클 고양이들은 답답하다고 느낄 수도 있으니. 하지만 아쉽거나 섭섭한 마음은 없었다. 오히려 부적절하다는 판결이 조금 고맙기도 했다. 마침 마법 시약들을 마음 편히 제조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했고. 갑작스레 찾아오는 꽃샘추위로부터 몸을 피할 곳이 필요했으니 말이다. 나는 내가 이 곳에서 몰래 생활한다는 걸 아무도 모르길 바랬다.
"휴우, 다 왔다.'
주차장 저 멀리 지하실 입구가 보이자 그제야 슬슬 마음이 놓였다. 몸의 긴장을 풀고 편안한 걸음걸이로 지하실 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스위치에 손을 갖다대었다.
곧 내 눈 앞에 드러날 작고 아늑한 방을 떠올리며, 천장에 매달린 전구가 그 방을 희미하게 밝힐 다음 순간을 기다리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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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지하실 속 캄캄한 어둠 가운데, 낮선 무언가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을때에는
이미 늦은 상태였다.
누군가의 커다란 손바닥이 내 눈을 가리고, 홱 하니 몸을 트는가 싶더니 어느세 내 뒤에 서서 내 허리를 감싸안았다. 무언가 화난 듯 한, 그리고 다정한 몸짓이었다. 그 순간에 나는 겁에 질려 아무것도 하지 못했지만, 나를 감싸는 이 사람이 내게 악의심이 없다는 것은 직감으로 깨달을 수 있었다. 만약 납치라거나 하는 상황이라면, 좀 더 대하는 행동이 거칠어야 하지 않겠는가.
"...ㄴ,누구...?"
상황이 조용해지고, 놀라 뛰던 가슴이 잠시 진정되자 나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가 내 뒤에 있어 얼굴을 볼 순 없었지만 대충 느껴봐도 190은 훨씬 넘을 것 같은 장신의 소유자였다. 작은 내 몸이 이렇게 폭 안겨들어가는 걸 보면 말이다.
왠지 누군지 알 것 같긴 한데.
"하. 요 며칠 새 안보인다 했더니, 이런 곳에 숨어있었냐?"
귓가에 울리는 익숙한 반하이톤의 목소리. 관능적으로 울리는 말끝.
역시 그럴 줄 알았지.
나를 안고 있던 그의 손이 약간 느슨해지자, 얼른 쏙 품을 빠져나와 스위치를 켰다. 팟 하고 방이 밝아지면서 내 앞에 서 있는 터거의 모습이 그대로 눈에 들어왔다. 길고 늘씬한 남색 몸에 화려한 갈기털, 잘생겼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섹시미가 흘러나오는 얼굴. 만약 내가 남자가 아니었다면 분명 그에게 빠졌을 만큼 매력있는 숫고양이다.
"여긴 어떻게 알고 온 거야?"
놀란 표정으로 넌지시 묻자, 그는 약간 가시 돋힌 말투로 대답했다.
"너 보러왔다. 왜?"
"나?"
"그래, 요즘 젤리클 축제도 안 오고, 밤 거리에선 보이지도 않고, 그래서 찾아보다 발견한거다. 안 돼냐."
"아니, 그런건 아니지만, 약간 놀라서 말이지..."
뾰로통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정말로 나만 알고 있 알았는데, 그도 이미 이 지리를 알고 있었다니 꽤 충격이었다. 하긴 항상 이리저리 암코양이들을 이끌고 놀러다니는 그가 이 정도 구석진 곳을 모르고 있다는 게 더 이상한 일 일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나를 찾아 일부러 이곳저곳 찾아돌아다녔을 그를 생각하니 약간은 고마운 마음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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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그의 곁은 그를 좋아하는 암코양이들로 울타리가 처져 있었지만, 어쩐지 그는 그 여자들에게보다 오히려 내게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이상하게도 말이다. 오늘처럼 내가 가끔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 아닌 척 하면서도 꽤 걱정해주고, 항상 제멋대로 굴다가도 내가 정신차려보면 그는 나를 챙기고 있었다.
그가 내게 하는 행동들도 어쩐지 보통 숫고양이에게 하는 행동들과는 많이 달랐다. 알론조나 코리코팻에겐 가끔 인사나 하는 게 전부인 반면 내게는 마치 봄발루리나에게 대하는 것 처럼 했다. 머리를 쓰다듬고, 뒤에서 살짝 안고, 간지럼을 태우는 등 장난을 치고. 어 농염한 모습까지 보였다. 아아, 생각해보니 다른 여자들에게 하는 것 보다 더 수위높은 행동들이었던 것 같다. 나는 남자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하지만 그런 그가 싫지않은 나도 이상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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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걱정시켜서 미안해"
나는 뻘쭘한 표정으로 귀 뒤를 긁었다. 그는 화난 것 같진 않았지만 뭔가 위험한 미소를 입가에 띄고있었다. 그런 그의 표정이 불안했다.
"흐음. 미안하다면, 그게 끝인가."
그가 여전한 미소를 띄우며 살짝 턱을 문지르더니, 잠시 뭔가 생각하는 듯 하다 곧 내쪽으로 다가왔다. 유연하게 움직이는 섹시한 그의 골반에 나도 모르게 멍 하니 시선을 빼앗겼지만, 이어 바로 앞까지 다가온 그를 바라보기 위해 고개를 들어야했다.
"너말이야, 앞으로 한번만 더 말 없이 사라지거나 하면, 그 땐 진짜 진심으로 화 낼거다."
"ㅇ,알겠어"
"그리고, 오늘도 그냥 넘어가지 않을거고."
"에?"
누그러진 그의 말투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던 나는 뒤이어진 그의 말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뭐야. 혼내기라도 할 셈인가? 뭔가 두려운 마음에 가슴이 뛰었다. 그가 그런 내 모습을 귀엽다는 듯 잠시 바라보더니, 곧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동시에, 내 허리에 그의 팔이 둘러지더니 내 몸을 자기 쪽으로 당겨 밀착했다.
귓가에 그의 섹시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가슴이, 쿵쾅 소리를 내며 더 세게 뛰기 시작했다.
"오늘은 맛보기니까. 잠깐 장난을 쳐 줄까나.
너도 꽤 기분 좋을 거라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