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01. 질투늑대공 X 순수백치수
*시리해리
*해리총수
"흣...시리...나 못참겠...학!...으응..."
"하아...해리..."
검은머리의 녹색빛 눈을 가진 소년의 몸은 새하얀 침대 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붉게 달아오른 얼굴과 몽롱한 눈빛, 달게 뱉어내는 숨결은 그 누가 봐도 침이 넘어갈 만큼 요염한 것이었다.
작은 소년 위에서 열심히 허리 운동을 하던 사내는 설핏 찡그려져 있는 소년의 미간에 키스했다.
"하앗! 앗! 시리잇! 으...아!"
피스톤질에 박차를 가하던 사내, 시리우스는 온 몸의 근육을 수축시키면서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와 동시에 아래에 깔려있던 소년, 해리의 곧추선 성기는 묽은 액체를 토해내었다.
해리의 안에서 사정을 마친 시리우스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사정의 여운에 몸을 맡긴 해리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해리는 눈을 찡그리며 잔뜩 쉰 목소리로 속삭였다.
"하아...하아...시리...나 피곤해애..."
시리우스는 한쪽 눈썹을 치켜올리며 대답했다.
"후우- 해리, 이제 시작이라고."
"벌써 두 번이나 했거든...나 내일 아침부터 약속있다고 말했잖아...으..졸려..."
약속? 그 말포이 가의 싸가지 없고 건방지던 애송이와의?
연이은 두 차례의 정사로 한껏 기분이 좋았던 시리우스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갔다. 원래부터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이 둔하던 해리는 잠에 겨워 몽롱한 상태였기에 그런 시리우스의 상태를 더더욱 알아채지 못했다.
"'그 언덕에서' 보러가니까...나 늦으면 안돼에..."
"하? 그거 나랑 보러가기로 한거 아니었어?!"
"으응...그랬는데에...디키가 예약해놨대서어...아! 시리!"
나랑 보러가기로 해놓고서, 뭐?! 게다가 디키라니! 드레이코라고 불러도 허락 안해줄 판에 디키?!
순식간에 최악의 기분이 된 시리우스는 으르렁거리며 잠에 빠져드는 해리를 뒤집었다. 놀라 버둥거리는 해리를 누르고 두 번의 정사로 인해 흠뻑 젖은 구멍 안으로 무자비하게 성기를 밀어넣었다. 참을 수 없는 감정에 아직도 젖내가 나는 것 같은 여린 목덜미를 거칠게 물어뜯었다.
"흐앗! 시리 잠깐...! 아!"
나 내일 아침 일찍 나가려면 자야한다니까!
스르륵 잠에 빠져들던 중 봉변을 당한 해리는 당황한 와중에도 내일 아침 약속을 외쳤지만 오히려 시리우스의 추삽질의 속도를 가해주는 결과를 가져왔다.
"앗! 앙! 시리우...스읏! 그...마...아앗!"
"후우...해리...흣- 내일 하루종일 침대 속에 있게 만들어 주지."
"무...으응! 무슨...! 시리...!"
자신에 비해 한참을 어린 해리를 배려해서 항상 다정하게만 대해왔던 시리우스였기에 지금처럼 무섭게 달려드는 그가, 해리는 무서웠다. 자신이 시리우스와 하는 행위들은 모두 그에게서 배웠기 때문에 그동안 받아왔던 부드러운 몸짓만 알고있는 해리에게 시리우스의 거친 행동은 너무나도 낯선 것이었고 그 낯선 감정은 공포로까지 이어졌다. 물어뜯긴 어깨도 화끈거렸다. 지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이미 길들여진 해리의 몸은 정직하게 반응해왔으나 머릿속은 공포로 가득 차있었고, 결국 해리는 와앙- 울음을 터뜨렸다.
"흐으...윽! 시리...흐잇! 그만...흑..."
울먹이며 말하는 해리의 지친 목소리를 듣고나서야 반쯤 이성을 잃었던 시리우스의 눈에 잔뜩 웅크린 몸을 덜덜 떨며 울고있는 해리가 들어왔다. 화들짝 놀란 시리우스는 반사적으로 해리의 안에서 성기를 빼내었다. 그가 자신의 안에서 나갔다는 걸 느낀 해리는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고 침대 구석으로 기어갔다. 한 번도 자신에게서 멀어지는 해리를 본 적 없던 시리우스는 공포에 질린 눈을 내리깔고 흐느끼는 해리를 보며 그제야 아이가 무엇에 그리 놀랐는지 깨달았다.
'젠장! 애한테 무슨 짓을 한거야!'
그 동안 본성을 잘 숨기고 해리에게 다정한 연인이라는 이미지를 쌓아왔건만 질투라는 감정 하나에 멍청하게 자제력을 잃은 자신을 자책하며 해리를 달래기 위해 손을 뻗던 시리우스는 그러나, 소년이 움찔거리자 얼음처럼 굳어버렸다. 눈물이 가득 고이다 못해 넘치고 있는 저 투명한 녹색 눈은 한번도 자신에게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담아 보낸 적이 없었다. 해리와 마찬가지로 너무나 낯선 상황에 움직일 줄을 모르는 시리우스를 피해서 해리는 후다닥 방을 벗어나 3층에 있는 손님방으로 도망갔다. 차게 식은 몸을 새 시트로 감싸고 옷장과 벽 사이로 난 틈새에 몸을 웅크린 해리는 그대로 꼬박 밤을 새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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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 시리우스는 아침을 먹이기위해 손님방으로 들어갔다. 어차피 해리가 숨을 곳이라고는 그 곳 밖에 없다는 걸 잘 알고있는 사내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고 방 안을 살폈지만 구겨진 침대 시트만 보일 뿐, 사랑스런 그의 연인은 보이지 않았다. 씻으러 갔으려나, 하고 생각해 봤지만 너무나 조용한 방 안은 그 것도 틀렸다는 걸 깨닫게 했다. 다급해진 시리우스는 온 집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어젯밤의 자신의 행동이 연인에게 얼마나 큰 상처를 주었는지, 이런 머저리같은 새끼!를 계속 중얼거리며 지하까지 꼼꼼히 돌아다녔지만 해리는 없었다. 소파 앞에서 우왕자왕하던 시리우스는 결코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던 선택지 밖에 남지 않았다는 걸 인정하고는 머리를 쥐어뜯으며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 자세 그대로, 시리우스는 해리가 연극을 보고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나 푸르던 하늘이 노랗게 물들고 어두워질 때까지 해리는 돌아오지 않았다. 깊게 숨을 내쉰 시리우스는 하루 만에 초췌해진 얼굴을 손으로 쓸었다. 둔해도 너무 둔하신 자신의 연인은 -그런 점도 사랑스러웠으나- 앞으로도 계속 그 빌어먹을 말포이 자식의 수작에 놀아날 것이 뻔했고, 그럴 때마다 자신의 분노 게이지는 최대치를 향해 달려가다가 어이쿠, 실수했네 하며 이성의 끈을 밟아 끊어버릴 거라는 것 또한 자명한 일이었다. 그 때마다 순수한 자신의 해리가 상처를 받으리란 건 말 안해도 뻔한 사실일테지. 그렇다면...
손 틈새로 보이는 시리우스의 지친 눈동자에 이채가 돌았다. 비뚜름하게 올라간 사내의 입꼬리는 원래의 시리우스가 어떤 이인지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었으나 그 것을 봐야할 당사자인 해리는 그 다음 날 저녁이 되어도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