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claimer : 나루토와 관련된 모든 캐릭터와 배경은 일본에 사는, 실제로 사람을 그릴 수 있는 누군가의 소유입니다. 제가 아니에요. 전 그림을 못 그립니다.

Rating : 음… 욕설이나 다른 비속어 때문에 T? 나중에 고어나 폭력성 때문에 M으로 만들지도 몰라요.

Vixen Tail님의 말 : 와! 수정 중입니다… 뒤로 가시면 문법 오류나 끔찍한 문장 구조들을 보실지도 몰라요. 제 수정을 도와주는 Memory25도 제 좋지 못한 영어 실력이 전염되었어요. New and Old도 내용 수정을 돕고 있답니다. 경고할게요, 뭔가 심각한 오류가 있지 않은 이상, 이미 올린 작가의 말은 수정하지 않을 거에요.

Déjà vu no Jutsu는 제가 주유소에서 일하면서, 생각 말고는 할 게 없는 동안에 수많은 나루토 크로스오버, 시간 여행, 그리고 오리캐 이야기들을 읽다가 탄생했어요. 그래서 현재 2만 단어를 살짝 넘어가고 있답니다. 반 년 정도 생각한 이야기이고, 글씨체 10으로 50페이지 정도 나와요.

현재 전 나중에 미나토와 쿠시나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그리고 최후에 나츠미에게 무슨 일이 있을지 아직 정하지 못했으니, 어떻게 진행되어야 하는 지나 다른 수정할 사항이 떠오르시면 알려주세요. 그리고 제가 만약 뭔가 끔찍한 오류를 범했다면, 아뇨, 왜인지는 저도 잘 설명할 수 없어요. 전 이 이야기를 위해 대략적인 연표가 있고, 그것만 가지고 쓰고 있답니다. 만약 일본어 중에서 이상한 걸 발견하시면 맘껏 소리지르셔도 좋아요. 뭔가 특별한 장면을 이 이야기에서 보고 싶으시다고요? 말씀해주세요, 이건 확실한 줄거리가 잡히지 않았으니까. 전 그저 이걸 완결을 내고, 유년기 시절에서 저 멀리 성장시키고 싶을 뿐이에요. 완성한 이야기보다, 이것처럼 미완성된 이야기들이 훨씬 많으니까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제가 제 다른 이야기들을 버려두고 이것만 쓴다고 비난하고 싶으시면 여기에 리뷰를 하는 대신 제게 PM을 보내주세요.

마지막으로, 이 파트에 달린 질문의 답은 다음 파트에 있을 거에요. 마찬가지로 파트 3는 파트 4에, 그리고 다음은 파트 5에 (만약 그때까지 간다면). 만약 어떤 이야기의 문법이나 내용에 대해 리뷰를 남기는 걸 싫어하신다면, 한 번 대답을 해 보세요.

Summary : 순직한 27살의 직업 여군인을 제2차 닌자대전 당시의 아이로 환생시킨 후, 어린 나미카제 미나토, 닌자들, 차크라, 미수를 잘 섞자. 그녀가 스스로를 미쳤다고 믿은 게 이상한가? 2차/3차 닌자대전 시대 배경


Part One: Of Taijutsu and Insanity (체술과 미친 짓에 관하여)

천재와 광기는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런데 왜 천재에게 넌 미쳤다고 하는 건 괜찮지만, 미친 자에게 넌 천재라고 하면 나 스스로도 정상인 취급을 받지 못하는 걸까?


메스지 나츠미는 눈앞에 서 있는, 자신보다 약간 어린 금발의 소년을 바라보며 가볍게 인상을 찌푸렸다. 그녀의 시선 아래에서, 나미카제 미나토는 얼굴을 약간 붉히면서도 그녀의 눈을 피하지 않았다. 두 사람이 살고 있는 고아원의 어른들도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는 것을 피하는 편이었으므로, 나츠미는 소년의 배짱을 인정했다.

그녀는 동급생 중에서 가장 강한 쿠노이치로 알려져 있었고, 미나토는 막 그녀에게 그의 체술을 좀 봐달라고 부탁한 상황이었다. 물론, 그녀 입장에서는 8살에서 9살짜리들 사이에서 체술의 최강인 게 딱히 자랑할 만한 업적은 아니었다. 하지만 소년에게는 혼자서 연습하다가 뭔가를 망치는 것보다 선배에게 도움을 청하는 것이 현명한 선택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를 돕는 것에 대한 거리낌이 있었기에, 나츠미는 침묵하면서 그의 요청을 고려해 보았다.

메스지 나츠미, 나뭇잎 마을의 예비 쿠노이치는 꽤나 평범하지 않은 아이였다. 그녀 스스로도 완벽히 시인하는 사실이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매일같이 닌자 놀이를 하며 놀 때, 나츠미는 그늘진 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거나, 혼자서 훈련을 하거나, 고아원의 어른들을 도와 약 50여 명의 아이들을 돌보거나, 어른들을 위해 이런저런 심부름을 하곤 했다. 그녀의 죽은 어머니가 쿠노이치였고, 3년간 그녀를 키웠기에 나츠미가 잘난 척을 하는 것이다-라고 다른 아이들은 생각했다.

사실, 나츠미는 기억 속 흐릿 간, 몇 주에 한 번쯤 그녀를 찾아왔던 여자를 그녀의 어머니라고 생각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웠다.

그녀와 다른 아이들의 차이점은 딱 한 가지로 좁힐 수 있었다. 나츠미는 또다른 삶을 기억했다. 닌자나 닌자 마을 같은 것이 존재하지 않던 또다른 삶을. 그녀는 미국 육군의 27세 하사였고, 자신의 중대의 순찰 팀을 기습한 적들과의 전투 중에 순직한 것으로 기억했다. 그녀의 부대가 대서양 건너편에 새로 배치될 준비를 할 때 즈음 나루토에 관심을 잃었기에, 그녀의 기억 속 줄거리는 질풍전 약간 후까지가 전부였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도 그녀는 자신이 다시 아이가 된 환각에 빠진 건지 아닌지 헷갈려 하고 있었다.

나츠미는 그녀 눈앞의 소년이 자라서 4대 호카게가 될 것이고, 자신의 목숨을 바쳐 자신의 아들의 몸에 최강의 미수를 봉인할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일족의 차기 당주들과 같은 시기에 닌자 아카데미를 다니고 있다는 것과, 지금으로부터 약 서너 세대 후에는 모든 게 제대로 미쳐 돌아갈 것임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알 수 없는 건, 대체 왜 자신이 여기 있는 지였다.

미나토의 머뭇거리는 행동에 소녀는 상념에서 벗어나, 아직도 대답을 기다리고 있는 소년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그가 도망쳐서 그녀에 대한 악담이 하나 더 추가되기 전에, 빨리 대답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반사신경과 속도."

"아… 뭐라고요?"

나츠미는 소년의 얼굴에 떠오른 당황한 표정에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느끼며, 한숨을 내쉰 후 더 자세히 설명했다. 4대가 즉위하기도 전에 죽게 놔둘 수는 없지 않은가?

"먼저 반사신경과 속도부터 훈련해. 카타* 연습도 좋지만, 우리가 언제까지나 이 몸집일 건 아냐. 그러니, 너와 비슷한 몸집에 비슷한 실력을 가진 사람과 훈련하는 게 아니라면, 아직은 실제 전투의 감각을 익히긴 힘들 거야. 지금은 너보다 큰 사람을 어떻게 상대하는지를 익히는 것보다는 근육을 단련하는 게 좋아. 아, 말하는 김에 체력도 키우고." 나츠미는 한 손으로 소년이 오기 전까지 자신이 훈련 중이었던 작은 마당을 가리켰다. "유연성도 지금 길러놓는 게 좋아. 현재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게 나중에 가서 다시 발달시키려고 하는 것보다 편하니까."

미나토는 나츠미의 훈련을 방해했단 생각에 당황해 얼굴이 빨갛게 익었다. 그녀는 매일 밤마다 엄청난 숫자의 스트레칭을 했는데, 웬만한 강도의 체술 훈련과 비슷한 난이도였다. 그들 또래의 몇몇 소녀들이 자기들끼리 나츠미의 훈련을 따라하려고 한 적이 있었지만, 모두 얼마 못 가 포기했다. 그들 왈, 매일 밤 자기 전에 그걸 다 한 후, 또 매일 아침 깨서 나츠미처럼 또다른 훈련을 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솔직히 말해서, 미나토는 그녀가 자기 요청을 받아들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나츠미가 고아원의 대부분의 아이들을 못 견뎌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그들 대부분의 태도에 짜증을 자주 내곤 했다.

그들이 모르는 것은, 그녀가 그저 매일 밤의 요가와 매일 새벽의 유연성 체조라는 또다른 삶에서의 습관을 따르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었다. 이번 생에는 좀 더 일찍 시작했지만.

미나토는 소녀가 자신의 요청에 대해 좀 더 생각해보는 모습을 지켜봤다. 나츠미는 그보다 키가 별로 크지는 않았지만, 어두운 색의 중고 옷 아래에는 호리호리한 근육이 있었고, 대부분의 예비 닌자에 비해서도 젖살 같은 것이 없었다. 그녀는 검사의 똑바른 등과 균형 잡힌 자세를 갖췄고, 수많은 훈련으로 인해 발이 빨랐다. 고아원 직원들이 아이들이 듣지 못한다고 생각할 때 속삭인 말에 따르면, 그녀는 그녀 어머니의 눈을 물려받았다고 한다. 하늘색과 연두색의 오드아이. 그 때문에, 멀리서 보면 파란 눈이 약간 작아 보여서 얼굴이 약간 비대칭으로 보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은 거의 항상 묶여 있었고, 등까지 내려왔다. 고아원 어른들의 만류가 없었다면 아마 어깨 길이로 잘랐을 것이다.

나츠미는 시카쿠가 아직 생각하지 못한 각도에서 사건을 바라보는 등 나라 일족 못지않은 지능을 보였고, 그들과 비슷하게 아카데미 교육과정에 체념한 듯 했다. 또 이노이치 못지 않게 사람들을 잘 파악하면서도, 알아낸 것을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는 건 그녀가 우월했다. 똑똑하면서도 관심을 받는 것은 꺼려서, 그녀가 일부러 시험과 숙제를 망쳐 반에서 평균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을 미나토는 알고 있었다. 그녀의 아버지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소문이 있었지만, 만약 그가 누군지 알고 있다면 나츠미는 한 번도 드러내지 않았다.

"나랑 같이 훈련하고 싶다면, 마음대로 해." 그녀의 목소리에 미나토는 상념에서 벗어났다. "하지만 난 전혀 봐주지 않을 거야. 따라오는 건 네 몫이야."

그녀는 입가를 손가락으로 툭툭 치며 미나토를 관찰했다.

"만약 잘 따라온다면, 매일 저녁 너와 대련을 해 줄게."

미나토는 그 말에 표정이 환해졌다. 처음부터, 대련이 그의 목적이었으므로.

(ooo000ooo)

미나토는 속으로 나츠미에게 악담을 퍼부었다. 그녀의 비정상적인 훈련을 욕했고 지난 이틀 간 그가 한 모든 실수를 한 개도 빠짐없이 발견하고 지적하는 그녀의 능력을 저주했다.

나츠미의 스트레칭은 고통스러웠다. 근육은 곤죽으로 변했고, 힘줄은 퉁퉁 불은 국수 같았으며, 끝나고 나면 소년은 진이 다 빠져버려 침대로 거의 기어가곤 했다. 그녀는 다음날 새벽에 또다른 체조를 하기 위해 그를 이불에서 끌어내면서도 아무런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 듯 했다.

그녀 왈, 지금 익숙해지는 게 한창 전투 중인데다 차크라 고갈에, 부상도 입은 상태로 적진에서 벗어나 집에 오려 할 때 처음 겪는 것보다는 낫다고.

여전히 귓가에 그녀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한 느낌에 미나토는 얼굴을 찡그렸다. 나츠미는 자기 생각 이상으로 특이했다. 여자애들이 그녀를 따라하려고 했을 때는 완전히 무시했으면서, 그에게는 그녀가 어떻게 했는지 효과적으로 가르쳐주었다. 그는 한 번도 그녀가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본 적이 없었지만, 생각 끝에 아마 그녀의 어머니가 그렇게 가르쳤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녀의 어머니는 그녀 이상으로 독했을 것이다. 그는 잠시 그가 그녀의 어머니가 아닌 나츠미에게 배우고 있다는 사실에 신께 감사드렸다.

\V/

두 주 후, 야마나카 이노이치는 점심 시간에 겨우 미나토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추궁하고자 붙잡는 데 성공했다. "메스지 상에게 체술을 봐달라고 했어?"

"어떻게 알았어?" 미나토의 밝은 목소리에, 엿듣던 소녀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아마 미나토도 똑 같은 표정을 짓고 있으리라 그녀는 짐작했다.

"오늘 아침 연습에서 네가 그 주먹을 피한 방법을 보고." 느릿한 목소리는 분명 언제나 그녀의 행동에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흥미로워하는 나라 일족의 후계자, 시카쿠였다. "그녀가 더 부드럽긴 하지만, 방법이 똑같았어. 너희 두 사람 다 선생님의 주목을 끌었을 걸."

미나토는 멋쩍고 쑥스러운 듯 했다. "마음대로 말해, 시카 군. 아직 배우는 중이고, 나츠미 선배가 아직 꺼지라고 하진 않았는걸."

그 대답에서 들린 믿기지 않는 듯한 어조에 나츠미는 살짝 놀랐다. 내가 그렇게까지 심했나?

"어떻게 한 거지?" 아, 저건 틀림없이 한 학년 위의 휴우가 쌍둥이 중 하나였다. 아니면 두 학년 위의 우치하 후계자 후카쿠인가? 어조로 볼 때 누구든지 굉장히 재수없는 녀석. 그렇게 따지면 쌍둥이 중 동생 쪽인 히자시는 아닐 것이다.

"그냥 부탁했어." 미나토는 굉장히 우쭐한 듯한 목소리로 친구들 앞에서 약간의 잘난 척을 했다. 더 듣고 싶은 호기심이 아니었더라면 나츠미는 소리 내서 웃었을 것이다. "뭔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좀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충고 몇 개를 해 줬어. 그리고 선배가 아침이나 저녁에 훈련할 때 같이 해도 된다고 하더라." 그의 어조는 의기양양함에서 신기함, 그 후 만족스러움으로 변했고, 나츠미는 그의 표정이 영상 지원 되는 듯 했다. "그리고, 만약 잘 따라오면 대련해주겠다고 약속했어."

"그건… 딴 여자애들한테 듣던 거와는 다른데." 이노이치는 혼잣말하듯 말했다. 아마 그녀가 엿듣고 있는 창문 가까이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다들 몇 번이나 그녀가 싸늘하다고 했는걸. 그게 사실이라면 널 그냥 무시하지 않았을까?"

누군가의 씩씩거리는 소리에, 목소리를 듣기도 전에 나츠미는 그게 누구인지 알아챘다. 가족 중에 쿠노이치가 있으면 사회적 지위가 올라갈 것이라는 생각에, 사전 교육이나 경고도 없이 부모님이 아카데미에 입학시킨 일반인 가족의 여자애들 중 하나였다. 메이, 아니면 미미, 뭐 그런 이름이었다. "정말 그래. 널 괴롭히기 전에 그냥 널 가지고 노는 거야, 미나토 군! 그런 여자는-"

나츠미는 창문을 넘어 창틀에 앉았다. 그녀의 예상대로 이노이치는 창문 근처의 책상에 앉아 있었고, 교실에 남아있던 아이들 중 가장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 몇몇은 멀쩡한 문을 무시하고 굳이 창문으로 들어온 그녀를 어이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참 신기하지 않아?" 그녀의 비아냥거리는 목소리에, 아직까지 그녀를 눈치채지 못했던 아카데미 1학년생들이 모조리 뻣뻣이 굳었다가, 그녀를 향해 휙 몸을 돌렸다. "난 네 이름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네가 날 그렇게 잘 안다는 게."

9살의 휴우가 쌍둥이 둘 다 없는 것으로 보아, 곧 11살이 될 우치하 후카쿠가 아까 그 질문의 주인공인 듯 했다. 하긴, 생각해보면 두 쌍둥이 중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렇게 쉽게 엿들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 일족은 정말 짜증나는 눈을 가졌으니까.

메이, 또는 미미는 또 씩씩거리기 시작했다. 창백하고 통통한 얼굴이 창피함에 점점 붉어지고 있었다. "네가 누군지는 뻔하잖아! 넌 재능도 없고 성격도 나쁜 애야."

"맞아!" 또다른 여자애가 그 옆에 서며 최대한 비웃는 표정을 지었다. 그래 봤자 8살이라 웃기지도 않았지만. "그러니까 저리 가, 눈X신! 쿄코 짱을 귀찮게 하지 마."

나츠미는 그저 눈썹 하나를 들어올릴 뿐이었다. 나름대로 괴롭혀 보겠다는 게 꽤나 재미있었다.

"그래?" 그녀는 무표정하게 대답하며 두 예비 쿠노이치를 훑어보았다. 두 명의 말은 험담 축에도 못 꼈다. "난 네 이름이 메이인줄 알았는데. 미미거나."

분노로 점점 붉어지는 쿄코의 얼굴도, 경악한 듯한 그 친구의 표정도, 킥킥거리는 이노이치도, 언제나 차분한 쵸자의 재미있다는 표정도 무시한 채, 나츠미는 굳은살이 박힌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술을 툭툭 쳤다.

"정말 언제 너희를 만났는지 기억이 안 나는데. 설명 좀 해줄래?" 그녀는 지난 삶에서 제멋대로 구는 병사들에게 명령하던 때의 경험을 되살리며 느릿느릿 말했다.

쿄코는 꽥 소리를 지르며 움찔거리던 미나토의 팔을 놨다. 미나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후카쿠의 반대편으로 도망쳐 자신의 끈질긴 팬에게서 벗어나며,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지켜봤다. 두 사람 사이에는 나이 차에도 불구하고 가벼운 라이벌 의식이 있었지만, 후카쿠는 무표정한 얼굴로 미나토가 그의 뒤에 숨게 놔두었다. 하긴, 우치하는 그들의 팬클럽을 싫어하는 것으로 유명했으니, 똑같이 그들을 벗어나려 하는 사람을 도와주는 건 그렇게 이상하지 않았다.

"네가 침을 던져서 내 귀에 꽂았잖아!" 쿄코가 소리질렀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그 높은 소리에 움찔했다.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듣고 있던 아부라메 몇 명이 주춤한 후, 최대한 침착하게 교실을 나섰다. 한 이누즈카 소녀와 그녀의 두 닌견이 곧바로 뒤따랐다. 두 일족 모두 시끄러운 소리에 민감했고, 저 일반인 여자아이는 방금 두 일족의 가장 어린 예비 닌자들에게 매우 좋지 못한 인상을 심어줬다.

나츠미는 오른손의 손가락을 딱 하고 부딪히며, 그녀가 저 여자애를 만났던 유일한 때를 기억해냈다. "맞아! 네가 바로 침술의 유용성에 대해 츠바키 선생님을 계속 의심해서 선생님이 쿠노이치 수업에서 쫓아낼까 말까 고민하게 했던 멍청이구나!"

그녀는 그 때 연습용 침을 저 애의 살만 꿰뚫을 정도의 힘으로 귀에 던졌었고, 선생님은 소리 내어 그녀의 실력을 칭찬한 후 쿄코를 양호실로 데려갔었다. 가는 내내 '좀 참아, 그렇게 심하지 않으니까'라고 말하면서.

나츠미는 눈앞의 창백한 여자애를 관찰하며, 충분히 들릴 만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난 정말 네 이름이 메이나 미미인 줄 알았는데. 아니면 그 비슷한 바보 같은 이름."

이쯤 되니 이노이치는 웃음을 참으려고 두 손으로 입을 막은 채, 머리를 숙여 두 소녀를 바라보지 않고 있었다. 시카쿠는 자신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인 만큼 흥미롭게 지켜보며 싱긋 웃고 있었으며, 나머지 아이들은 억지로 무표정을 연출하거나 멋쩍어하고 있었다. 아마 뒷담을 하다가 당사자에게 들킨 부끄러움이나 감시 당하는 걸 눈치채지 못했다는 분함을 숨기려고 하는 듯 했다. 아, 쵸자는 예외적으로 그저 평온하게 음식을 먹고 있을 뿐이었다.

아까의 여자애, 나츠미가 아직도 이름을 모르고 있는 쪽의 여자애가 망설이듯 입을 열었다. 나츠미는 지금까지 한 번도 쿄코가 소문을 퍼뜨리는 것에 대해 반응을 보인 적이 없었기에, 소녀는 왜 이제와서 나츠미가 이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메이는 나야."

"그래?" 나츠미는 그들의 이름을 헷갈린 것에 눈곱만큼도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으며, 잠시 후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상관없어. 하지만 적어도 유언비어를 퍼뜨릴 거면, 최소한의 능력은 가지고 해주겠어?"

그녀는 누가 봐도 가짜인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행동하면 그녀의 평판은 더욱 나빠지겠지만, 최소한 한동안 이 둘은 조용해질 테고 그녀에게 그런 유치한 괴롭힘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금방 알려질 터였다. 어차피 아이의 몸에 있는 상황, 재미 좀 보면 어떻나?

"아무리 네가 조금이라도 유용한 것들에 대해 재능이 하나도 없더라도, 유아 수준으로까지 떨어질 필요는 없잖아. 최소한의 품위는 지켜달라고."

분노 때문인지, 창피함 때문인지, 쿄코는 이제 완전히 홍당무였다. 쿄코는 몸을 휙 돌렸다가, 순식간에 김치가 동치미로 바뀌는 묘기를 보여줬다.

그녀 뒤에 서 있는 사람은, 아마 아무도 놀래키지 않기 위해 조심스레 제어한 순신의 술로 도착했을, 아카데미 1학년생들의 담임 선생님이었다. 히루키 선생님은 무표정한 얼굴로 그를 올려다보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여기, 무슨 상황이지?"

아이들의 "아무것도 아니에요"란 말을 무시한 채, 히루키 선생님은 창틀에 앉아있는 소녀를 바라보았다. "확실하니, 나츠미 짱?"

"네." 이름 뒤에 붙은 단어에 인상을 찌푸리고 싶은 마음을 억누르며,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척 어깨를 으쓱했다. "여긴 무슨 일로 오셨어요, 선생님?"

"흠." 그의 어두운 눈동자가 아이들의 표정을 훑어보더니 다시 문제아에게 고정됐다. "쿄코 짱, 잠시만 이리 오렴. 할 말이 있단다."

소녀는 침을 삼키고는, 선생님을 따라 교실을 나갔다. 나츠미는 두 사람이 교실을 떠나는 것을 지켜봤다.

이제 쿄코는 아마 1) 이누즈카 한 명과 아부라메 두 명이 있는 교실에서 긴급상황이 아닌데 소리지른 것과 2) 같은 반 학생에 대해 개인적이고 사소한, 즉 쓸데없는 이유로 헛소문을 퍼뜨린 것에 대해 혼이 좀 날 것이었다. 어느 쪽이든, 그 애는 좀 교육을 받을 필요가 있었다.

이제 다양한 나이의 여섯 명 가량의 아이들과 남겨지자, 그녀는 잠시 나갈까 고민했다. 대부분이 생각하는 것처럼 반사회적이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그저 다른 아이들을 만나는 것과 어떻게 해야 실수로 모욕감을 주는 것을 피할까 생각하는 것이 싫을 뿐.

아니, 현재 그녀의 키를 생각하면 좀 혼자 있는 걸 선호할지도 몰랐다.

"선배! 아직도 있었네요!"

다시 보니, 애초에 선택권은 없었다. 미나토가 그녀를 향해 살짝 사악한 듯한 미소를 짓는 것을 보며, 나츠미는 가까운 시일 내에 이들에게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할 것임을 확신했다.

(ooo000ooo)

미나토는 미소를 지었다. 참을래야 참을 수가 없었다.

나츠미 선배는 그의 나머지 친구들과 마지못해 어울리고 있었다. 아마 그가 말이 없는 편인 선배에게 선택권을 주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선배에게 바둑의 규칙을 설명하려는 시카쿠의 세 번째 시도를 무시하며, 그는 지난 몇 시간을 돌이켜 떠올려봤다.

그가 다른 아이들에게 그의 선배를 소개할 때 나츠미는 꽤나 경직됐었지만, 몇 분 후 메이가 그녀의 친구를 쫓아 나가자 그 뻣뻣함은 사라졌다. 모두들 서로 별 중요한 내용이 없는 잡담을 5분 정도 한 후에는 나츠미 특유의 날이 선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지금의 나츠미는 그저 친구를 사귀거나 남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어색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것은 나츠미가 매일 밤 혼자서 훈련하는 것을 보는 것만큼이나 우울한 생각이었다. 평균 이상의 지능을 가진 아카데미 학생의 대부분처럼, 나츠미는 또래와 어울리는 것을 어려워했다. 서로가 상대방을 이해하지 못하니, 당연한 일일지도 몰랐다.

미나토는 그가 평범한 아이들에 비해 똑똑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물론 시카쿠에게는 비교할 수 없지만, 시카쿠는 자기 아버지보다도 머리가 좋았으니까. 미나토의 지능은 그가 보는 것은 무엇이든 기억할 수 있는 면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시카쿠의 가히 본능적인 두뇌 회전 능력에 비하면 새 발의 피였다. 나츠미 또한 머리가 좋았다. 나라 일족이나 그와는 다르게, 마치 동시에 여러 수준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무엇이든 한눈에 미나토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파악했고, 알아차린 것을 그 순간에 모조리 이해하는 것 같았다.

이해력이야말로 나츠미의 장기였다. 타고나기를 두 걸음 앞을 내다 보는 것 같다고 미나토는 생각했다. 그가 생각하는 동안, 나츠미는 시카쿠에게 놀리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사실 그녀는 바둑을 둘 줄 알며 그저 시카쿠가 언제쯤 폭발할지를 알고 싶었다고 설명하고 있었다.

아니, 이해력만이 아니었다. 선배가 쿄코를 상대할 때의 그 어조. 선배에게는, 연기가 아닌 자신감을 주는 무언가가 있었다.

그는 그 무언가가 뭔지 알고 싶었다.

(ooo000ooo)

나츠미는 시카쿠와 바둑 후, 그날 밤의 훈련을 위해 미나토를 끌고 고아원으로 돌아갔다. 세 판 모두 지긴 했지만, 시카쿠는 결코 쉽게 승리하지 못했다. 나라의 차기 당주는 그 사실에 또다시 나츠미를 새롭게 본 듯했다.

"그래서, 선배?" 그녀의 새 후배는 요가의 3번째 자세를 취하면서 질문했다. "모두에 대해 어, 어떻게 생각하세-아!"

미나토가 얼굴을 땅에 박지 않도록, 나츠미가 그의 다리를 잡아챘다.

"입 닫고 집중해, 아니면 얼굴을 박는 것보다 더 심한 걸 할 테니까." 그녀는 짜증난 목소리를 내려고 했지만, 약간의 친근함을 숨길 수는 없었다. "다들 나쁘지 않더라. 심지어는 우치하 녀석도 생각만큼 나쁘지 않았어."

금발의 소년은 얼굴에 미소가 만연한 채 상체를 일으키고, 떨리는 사지를 무시하면서 그녀가 연습하는 옆에 자리잡고 앉았다. "그럼 좀 더 자주 저희랑 어울리실 거에요?"

"왜?" 나츠미는 그가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녀는 현 상황에 만족하고 있었고, 거짓말을 할 수 밖에 없을 친구를 굳이 사귈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다른 삶을 기억한다'는 말을 꺼내기라도 한다면, 운이 좋으면 정신 병원이요 운이 나쁘면 그대로 심문 받기 위해 끌려갈 것이었다. 둘 다 별로 매력적인 선택지는 아니었다. 게다가, 애초에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그녀 스스로부터가 알아내야 했다.

"그야, 선배 외롭잖아요." 미나토는 헉헉거렸다. 그는 현재 한쪽 다리를 최대한 들어올리면서, 힘줄이 당기고 쓰이지 않은 근육이 수축하는 느낌에 움찔거리고 있었다. "제 눈에도, 아니, 고아원 직원들 눈에도 보였는걸요. 딱히 손해 볼 건 없잖아요?"

나츠미는 그가 몸을 비트는 각도를 눈여겨보며, 일단은 그녀에 대해 그가 한 말을 무시했다. "왜 신경 쓰는 거야?"

"선배는 동료잖아요." 소년은 약간 무례하게도 들릴 수 있는 질문을 전혀 신경 쓰지 않으며 곧바로 대답했다. 천재들은 누구나 몇 가지 별난 점이 있었고, 그들과 어울리려면 그것을 무시하는 게 편했다. 시카쿠는 게으름과 전략 게임이었다. 나츠미는 무례함인 듯 했다.

나츠미는 다시 군인으로서의 기억을, 부대에서 다른 이들과 술을 마시고 사격 게임을 하며 그냥 함께 어울리던 수많은 날들을 떠올렸다. 확실히, 아이의 몸에 갇힌 지금 그녀는 그러한 가까움이 그리웠다. "좋아."

\V/

나츠미는 그 이후로 본의 아니게 그들의 친구가 되었다.

그녀는 그녀를 끼워주려는 미나토의 고집에 반대하는 것을 멈췄고, 그녀가 할 일이 없을 때 소년들을 찾아가는 것도 점점 흔한 풍경이 되고 있었다. 휴우가 쌍둥이는, 아니면 적어도 둘 중 하나는, 그녀가 무엇을 하던 하지 않던 무관심했다. 히자시는 그녀를 포함시키려고 거의 미나토 수준으로 노력했지만, 성공률은 미나토의 절반 이하였다. 그녀가 그와의 장기나 바둑에서 이기지 않는 이상, 시카쿠는 무언가를 알아내려는 눈초리로 그녀를 바라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이노이치와 쵸자는 친구의 뒤를 따라, 때때로 그녀와 어울리려고 노력하는 것 이외에는 반응이 없었다. 우치하 후카쿠는 그저 미나토와의 암묵적인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는 데 힘쓸 뿐이었다. 그는 미나토에게 나츠미가 1학년의 최우수 학생이 될 수 있었지만 관심을 받고 싶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후, 그는 자존심에 약간 금이 감과 동시에 그녀를 짜증나는 대상 이상의 누군가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미나토는 그의 선배가 가끔 혼자서 돌아다니는 것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았다. 예전보다 덜 외로워 보였고, 여전히 매일 저녁 그를 훈련시켜 주고 있었으니까. 무엇보다도, 그녀는 언제나 돌아왔으니까.

하지만 때때로, 그녀는 돌아와서는 평소처럼 의견을 머릿속으로 생각만 하지 않고 말로 표현했다. 많이 말하는 것도 아니고, 한두 마디였지만 그들의 머릿속을 뒤집어놓기에는 충분했다.

이노이치는 나머지 아이들에게, 자기 학년의 현장 학습에 대해 불평하고 있었다. 이 현장 학습은 필수 참여로, 마을 내부의 훈련장들 중 가장 바깥쪽에 있는 곳 중 하나로 일주일 정도 수련회를 가는 것과 비슷했다. "이제 곧 아빠한테 일족의 인술의 다음 단계를 가르쳐 달라고 할 생각이었단 말이야. 왜 이번 현장 학습을 빠지면 안 되는 거야?"

"세뇌나… 정신적 훈련. 둘 중 하나야."

고저 없는 대답에 아이들은 하나같이 뒤를 돌아봤다. 나츠미는 오묘한 표정을 지은 채 그들에게 어두운 미소를 지어 보였다.

"너희 일족은 정신계열 술법을 사용하고, 마을 밖의 개인 전투에서는 반심리학*과 심리전에 특화되어 있지?" 이노이치가 고개를 끄덕이자, 나츠미는 그들 옆에 앉으며 도시락을 꺼냈다. "이렇게 생각해 봐. 사회적 기대와 압력이 군중 심리를 형성해서, 어떠한 세력에게 모욕 받았다는 인상을 가지는 것만으로 군중을 폭력으로 이끌 수 있다면, 왜 문명화된 사회에서 살인에 대해 가지는 부정적인 인식도 적절한 격려와 지도를 통해 같은 방식으로 무시하거나 군중 심리를 형성할 수 없다고 생각해? 우리가 살인자가 되기 위해 훈련 받고 있다는 건 기억하고 있지?"

이노이치는 자신의 도시락을 몸 가까이 가져오면서, 머리를 굴렸다. 비록 그는 자신이 그러한 방향에서 생각을 하지 못했다고 나츠미가 그에게 짜증을 내지는 않을 거라고 확신했지만, 얼굴을 붉히는 건 피할 수 없었다. 최근 일족의 인술을 통해 다른 사람의 머릿속을 읽는 방법을 배우면서, 거기에 사로잡혀 이러한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쵸자는 친구에게 동정을 표하며 등을 두드려주고, 감자칩 하나를 건네주었다. 이노이치만이 아니라, 아무도 그러한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는 듯 했다.

시카쿠는 쵸자의 반대편에서 이노이치에게 코웃음을 친 후, 그녀에게 긴 시선을 주었다. "그러니까 이게 죽이는 것에 대한 망설임을 없애려고 하는 일이란 거지?"

"어떻게든 마을의 보안을 뚫고 도적들이나 탈주닌자들이 기습을 하지 않는 이상," 여기서 나츠미는 2대 호카게의 법령 이후로 나뭇잎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우치하 일족 중 한 명인 후카쿠에게, 그들의 역할에 대한 인정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였다. "죽이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없앤다기보다는, 최소한 동물 한 마리씩은 죽이게 만들고 그 죽음을 살인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아닌 무언가와 연관시키게 만드는 거지. 예를 들자면, 친구들과의 즐거운 캠핑이라던가."

그들의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본 그녀는 한숨을 내쉬었다.

"아무도 공지사항을 안 읽었어? 우린 각자 먹을 음식을 직접 사냥해야 해. 죽이는 것과 요리하는 것을 포함해서. 어떤 사람들은, 다른 사람은커녕 야생 동물을 상처 입히는 것도 못 견뎌 하는걸."

나머지 아이들이 이해한 듯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 미나토는 그녀의 얼굴에서 보였던 냉소를 바라보며 이상한 표정을 지었지만, 나츠미의 예상으로는 그는 지금보다는 아마 오늘밤 고아원에서 어떻게 그 정도나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 그녀를 추궁할 것이었다.

"너희 중에 1학년에 새로 왔다는 빨간 머리 여자애 아는 사람 있니? 오늘 아침에 왔다는데, 여기 없어서 무슨 일인지 못 들었거든."

"왜 아침에 없었지?" 히자시는 소녀의 팔을 감싼 붕대를 관찰했다. 한 쪽이 다른 쪽에 비해 두꺼웠다. "어디 다쳤었나?"

"오늘 아침에 손목을 삐었거든. 고아원 직원들이 난리를 치는 바람에." 그녀는 그들의 걱정을 적당히 넘기며, 이해하는 표정들과 쵸자가 건네 준 위로의 감자칩을 미소와 함께 받아들였다. 그게 베인 상처든 멍이든 심지어 한 번 히자시의 경우에는 부러진 갈비뼈든, 그들 중 누군가가 다치지 않고 일주일을 간 적이 없었다. "어쨌든, 누군지 알아?"

"우즈마키 쿠시나라고 하더군." 후카쿠가 깔보는 듯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우치하 일족의 우월감 넘치는 태도는 그들의 혈계한계와 마찬가지로 유전적이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였기에, 모두들 그의 비웃음은 자동적으로 무시했다. "소용돌이 마을에서 온, 자기가 첫 여성 호카게가 될 거라고 주장하는 시끄러운 작은 여자애다."

쿠시나가 얼마나 활기가 넘치는지를 고려하면, 그 정도를 엿듣는 건 어렵지 않았었다.

"흠." 나츠미는 젓가락을 도시락에 툭툭 치며, 왜 그 이름이 그렇게 익숙한 지 고민했다. 그녀는 머릿속 한쪽 구석에서, 지난 삶에서 다른 병사들과 함께 젓가락으로 밥을 먹는 방법을 배운 것에 가볍게 신께 감사드렸다. 그녀의 경험으로, 지난 삶에서 이미 알고 있지 않았던 행동은 어린아이의 집중력과 운동 제어 능력을 가지고는 익히기 힘들었다. 대표적으로 그녀의 쿠나이와 수리검 명중률은 낮은 편이었다. "우치하 사마*, 경고 하나 하자면 우즈마키 상이 미코토 상에게 후배로서 달라붙었고, 놔줄 기미가 없다더군요."

후카쿠는 경고와 그것으로 인한 영향에 대해 생각하자, 우치하 특유의 무표정도 잠시 잊어버리고 핼쑥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딱히 나츠미를 신경 쓰지 않았고, 감사하게도 그녀 또한 비슷하게 무관심했지만, 그가 그녀를 용인하는 대가로 그녀는 그에게 그의 팬들을 상대하는 팁이나 그의 일족과 관련된 소문들을 알려주곤 했다.

"오, 신이시여, 제발 자비를."

방금 언급된 우치하 소녀는 그보다 한 살 어렸으며, 소문에 의하면 미코토는 그의 아내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였다. 즉, 만약 그녀가 우즈마키 쿠시나와 친구가 된다면, 빠르던 늦던 시끄러운 빨간 머리 쿠노이치 한 명이 그의 두통 유발제가 될 것이었다. 그는 쵸자가 위로의 의미로 건네 준 감자칩을 무시했고, 히아시가 대신 받아갔다. 맛있는 감자칩을 낭비할 이유는 없었다.

"그래서, 또래의 평범한 학생들에게 오신 이유가 뭐에요, 나츠미 선배?" 미나토는 밝은 목소리로 소녀에게 질문했고, 그녀가 그에게 이상한 시선을 주자 미소를 띄웠다.

"꼭 그렇게 불러야겠어? 내가 늙은 것 같잖아." 그들 중 유일한 쿠노이치가 진심이 담기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그녀의 거부에도 불구하고 4달째 그렇게 불리자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그리고, 사실 아무 이유 없어. 그냥 심심해져서 말이지."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눈빛을 숨기고자 눈을 가늘게 떴다. 하지만 시카쿠와 그녀의 후배가 조심스런 눈초리로 그녀를 쳐다보는 것을 보니 약간 늦은 듯 했다.

"질문 하나 할까? 많은 수의 닌자들을 뭐라고 부를까? A flock(양, 염소의 무리), a mass(사람, 사물의 무리), 아니면 a murder(까마귀의 무리/살인)?"

나라인 만큼 예외인 시카쿠의 앓는 소리를 제외하면, 후카쿠가 가장 먼저 이해했다. 흑발의 예비 닌자는 억지로 특유의 깔보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끔찍하군. 메스지 상, 앞으로 농담은 자제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반 초 후 쵸자는 웃음을 터뜨렸고, 휴우가 쌍둥이는 똑같이 말없이 괴로움을 견디는 표정을 지었다. 이노이치는 마치 그녀의 썰렁한 유머 감각이 미나토의 탓이라는 듯 그를 노려보았다.

미나토는 한 손으로 눈을 가리고 있었기에 그의 친구의 시선을 눈치채지 못했다. "나츠미 선배, 제가 선배의 비참한 수준의 유머 감각을 알았더라면…."

"넌 그래도 나한테 체술을 봐달라고 왔을 거야." 그녀는 그의 어조와 행동을 무시한 채,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대체 아카데미 체술만 가지고 어떻게 그 정도 성적을 유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니까. 그것도 나랑 연습하기 전에는."

미나토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가 가져온 병을 따 물을 한 모금 마셨다. "대부분의 상대들은 더 오래 버티거나 더 머리를 썼죠. 저보다 더 머리가 좋은 녀석은 신경을 안 썼고, 저보다 더 맷집이 좋은 녀석은 친구랑 싸우고 싶어하지 않았으니까요."

그는 그의 젓가락으로 느긋한 자세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시카쿠와 여전히 음식을 먹고 있는 걸어 다니는 산인 쵸자를 가리켰다.

"하지만 지금은 제 속도와 반사 신경 때문에, 선배랑 일족 출신인 애들만 저한테 뒤쳐지지 않는 것 같아요."

나츠미는 음식을 씹으면서, 그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공격적이기보다는 수비적인 나뭇잎의 아카데미 체술과 더불어,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녀의 어머니가 선호했던 미완성된 체술이라고 생각하는 전생의 군대 체술(combatives)이 있었다. 그것은 그녀의 이전 삶의 병사들이 나뭇잎에는 알려져 있지 않은 다양한 무술들을 섞어서 개발한 매우 효율적이고 공격적인 체술이었다.

하지만 미나토는 그녀에게서 유연성과 근력 훈련을 제외한 것을 배우는 것을 거부했었다. 소년 왈, 나뭇잎의 아카데미 학생들이 모두 배우는 체술만으로 모두를 능가하는 게 그의 자랑이라나.

바보 같은 고집쟁이 금발머리 같으니.

그 후 종이 울렸다.

\V/

"그래서 선배, 같이 갈래요?" 그의 선배가 날린 주먹을 피하며, 미나토가 밝게 물었다.

"누구 생일이라고 했지?" 나츠미는 대답 대신 질문을 날렸다. 그녀는 미나토의 반격을 왼손으로 붙잡은 후 그대로 그의 몸을 휘둘러서 그의 등을 무릎으로 찔러 그가 숨을 제대로 쉬지도 못하게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숨이 거칠어지지도 않은 채였다.

미나토는 이를 꽉 악문 채 얼굴을 땅에 박았고, 그가 떨어진 직후에 날아온 드롭킥을 피하기 위해 옆으로 굴렀다.

그는 등이 틀림없이 멍이 들 것이라고 예상하며, 나츠미가 굉장히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이미 훈련을 한 지 굉장히 오래되었기에, 두 사람의 대련 도중 그가 중반부쯤부터 체력이 딸리는 것과는 달리 숨을 몰아 쉬는 일이 거의 없었다. 그의 체력은 점점 나아지고 있었고, 지금도 이미 같은 학년의 대부분의 아이들보다는 좋았지만, 그녀는 너무나 오랫동안 운동을 해왔기에 그보다 한참은 앞서 있었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그의 선배는 이미 그에게, 장기적으로 보면 그가 남자라는 이유만으로 그는 그녀보다 체력이 좋아질 것이라고 고백했다. 마찬가지로 그녀는 여자라는 이유로 그보다 빨라질 것이라고. 그렇다는 것은 미래에도, 장기전으로 끌고 가서 그가 유리해지기 전에 그녀가 제대로 그에게 몇 방 먹일 것이었다.

나츠미는 정말 생일 파티에 가고 싶지 않았다. 아니, 그녀는 마지막으로 생일 파티에 간 게 언제였는지 두 삶 모두에서 기억조차 나지 않았고, 현재가 어떻게 과거 경험과 다를지도 전혀 궁금하지 않았다. 아마 술은 더 적겠지만. 그녀는 두 개의 생일 모두를 기억하고 있다는 사실에 잠깐 스스로에게 감탄했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미나토가 실제로 그녀를 생일 파티에 초대하고 있을 때의 이야기다.

미나토는 몸을 일으키면서 기침했다. "X, 선배. 방금 건 진짜 아팠다구요. 그리고 시카 군 생일이에요."

시간을 확인하고자 잠깐 막 뜨기 시작한 별들을 바라본 소녀는, 머리를 저으면서 그에게 정리 체조를 하라고 손짓했다. "내가 하룻밤 내내 시카 군의 일족한테서 장기나 바둑 한 판 두자는 요청을 받고 싶을 것 같아?"

그녀의 고저 없는 목소리에 소년은 얼굴을 붉혔다.

"정말이지, 미나 군. 진짜 이유를 말해줄래."

"어…" 나츠미가 그를 '미나 군'이라고 부를 때는 그녀가 그 때문에 짜증나기 시작할 때뿐이라는 것을 무시하면서, 미나토는 용기를 내려다가 그녀의 노려보는 시선에 그대로 겁을 먹었다. "지, 진짜 이유라니 무슨 뜻이에요?"

"왜냐하면, 네가 오기 전에는 이노이치 군의 생일이었거든. 쌍둥이들한테 들었어. 그리고 그 전에는, 쵸자 군의 생일이라더라. 시카쿠 군 본인이 그랬어. 세 사람 모두 같은 날에 태어나다니, 참 대단한 일이지 않아?"

미나토는 이마에 손을 가져다 대며, 눈을 꽉 감았다. 보아하니 다들 생각한 것만큼 제대로 협동하지 못한 듯 했다. "어… 그건… 아, X어먹을."

"대체 뭐가 문제인지 제발 그냥 말해줄래? 이젠 슬슬 걱정된단 말이야." 나츠미는 그녀답지 않게 답답함의 표시로 손을 들어올리며, 하던 훈련도 멈추고 그를 무시무시하게 노려봤다. 평소의 일과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었다. "난 지금까지 네가 한 질문에 다 대답했잖아, 안 그래?"

미래의 4대 호카게는 그녀의 표정에서 드러나는 스트레스를 보고, 부끄러움에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확실히, 그와 그의 친구들의 속임수는 그녀에게 상처를 주었을 것이다. 그녀는 그들에게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그들의 질문을 언제나 대답해주었다…. 그저 완전히가 아닐 뿐.

그녀의 이상한 점들을 가장 먼저 눈치챈 것은 시카쿠였다. 선생님들의 교육 방식을 향한 냉소,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지 못하는 것, 그녀가 하는 것을 미나토가 한 번도 보지 못한 게임에서의 실력. 어떤 면에서는 이상할 정도로 무심했지만 다른 부분에선 상당히 예민했다. 그녀가 스파이일지도 모른다고 가장 먼저 말을 꺼낸 것은 이노이치였다.

하지만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왜 굳이 그들에게 그런 끔찍한 농담을 할까? 만약 여러 일족의 차기 당주들과 친해지려고 하는 거라면, 왜 그렇게 자주 혼자서 있을까? 그녀는 결코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저 약간의 거리를 둔 채, 생각에 잠길 뿐. 심지어 후카쿠조차 그 말에는 의문을 품었다. 게다가, 그렇다면 왜 별볼일 없는 고아를 도와주겠는가?

"아… 죄송해요." 미나토는 그녀의 뜨거운 시선에 양손을 들어올렸다. "정말이에요! 그러니까, 어." 그는 멋쩍은 듯 한 손으로 머리 뒤를 긁었다. "생각이 부족했던 것 같네요."

"딱 봐도 그렇잖아?" 나츠미는 이를 갈며 말했다. "질문은 어디서 할 거야, 미나토?"

소년은 피곤한 듯 한숨을 내쉬며 다시 정리 체조를 시작했다. "나라 일족 사유지에서요. 시카쿠 군이 저희가 사유지 내의 숲에서 하룻밤 캠핑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어요.

(ooo000ooo)

두 사람이 드디어 나타났을 때쯤, 시카쿠는 자기 손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보아하니, 서로의 이야기가 충돌하는 것을 이미 눈치챈 듯 했다. 그는 나츠미가 입을 열기 전에 손을 내저었다. "응, 제대로 망친 거 알아. 그러니까 제발 굳이 말하지 마."

그녀는 어깨를 으쓱이며, 입학 후 아카데미에서 제공해준 침낭을 땅에 내려놓고 쵸자가 피운 캠프파이어 근처로 다가갔다. "그래서," 그녀는 후카쿠의 옆에 앉으며, 이 상황을 불편해하는 듯한 아이들에게 말했다. "그냥 나한테 직접 무슨 일인지 물어 볼 수는 없었던 거야?"

이노이치는 얼굴을 새빨갛게 물들이며 그녀를 쳐다보지 않았다. 쌍둥이들은 서로 시선을 교환한 후 어깨를 으쓱했다. 후카쿠는 구워지고 있는 토끼를 쳐다보고 있었고, 미나토는 그녀의 옆자리에 앉았다. 소녀보다는 토끼 쪽에 관심이 쏠려 있긴 했지만, 쵸자가 유일하게 입을 열었다. "나도 같은 말을 했어, 나츠미 짱. 하지만 다들 음모론을 더 좋아하더라고."

"그래." 그녀의 고저 없는 목소리에 아이들은 정도는 다를지언정 하나같이 부끄러움에 움찔했다. 나츠미는 그녀 주변에 앉은 남자애들의 반사적인 반응을 한심해했다. "언제까지가 너희와 어울리는 여자애가 나밖에 없지는 않을 거야. 지금 익숙해지는 게 좋을걸."

그에 다들 불쾌한 표정을 짓자, 유일한 쿠노이치는 속으로 낄낄대며 웃었다. 미래를 안다는 것의 좋은 점이었다. 그녀의 기억 속의 이야기에서 그들은 모두 자식이 있었고, 그것은 잠재적인 약점이나 협박거리로서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그럴지도 모르지만, 너만큼 무섭진 않을걸, 나츠미 짱." 시카쿠는 딱 들릴 정도로의 목소리로 투덜거린 후, 그녀를 볼 수 있을 정도로 고개를 들었다. "이제 대체 뭔지 설명 좀 해주겠어?"

나츠미는 어깨를 으쓱한 후 고개를 끄덕임으로써 모두를 놀래켰다. 그녀는 자신의 의문들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해 봤지만, 여전히 그녀가 중요한 부분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확신치 못하고 있었다. 딱히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혹시 아는가?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게 도움이 될지. "그래. 난 내가 미친 건지 환각을 보고 있는 건지 판단하려고 하는 중이야."

그들의 시선이 서로 교환된 후 다시 그녀에게 집중되는 것으로 보아, 다들 이해하지 못한 듯 했다. 그런 말은 그들이 그녀에게서 예상했던 대답이 아니었다.

"미쳤다고?" 이노이치는 그 단어에 매료된 듯한 표정으로 그녀를 채근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하나같이 불안해 보였다.

나츠미는 이노이치를 바라보며 속으로 피식 웃었다. 미쳤다는 발언을 그렇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사람이 그들 중의 심리학 전문가인건 예상했어야 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난 한 이십 몇 년 가량의 다른 삶의 기억이 있어. 난 아직 이십 몇 살이 아니고, 내 기억대로라면 난 이미 한 번 죽은 걸로 봐서 – 말 나온 김에, 찔려 죽는 건 아프다 – 내가 생각할 수 있 없어. 미쳤다던가, 환각이라던가, 뭐 그런 거." 그녀는 옆에 앉은 후카쿠가, 그녀가 곧 장난을 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듯 빤히 쳐다보는 모습을 힐끔 바라봤다. "뭐, 만약 내가 어딘가에서 가사상태로 꿈을 꾸고 있거나 이런 환각을 보고 있으면, 내 머리가 좀 많이 이상한 거겠지만."

나왔다, 우치하 특유의 비웃는 표정. '이거 재미있네.'

"이십 몇 년?" 시카쿠가 질문했다. 그의 눈으로 볼 때 나츠미는 그 주장을 하는 내내 편안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녀의 몸짓만 보더라도 나츠미가 그들이 그녀의 정신 상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왜 네가 미쳤다고 생각하는 지 알겠어."

그녀는 그가 한 말과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는 모습 모두에 인상을 찡그렸다. "재미있는 건 말이지, 시. 카. 군, 내 기억의 70%는 보초 서기와 전진 배치 같은 한없이 지루한 일들이라는 거야. 만약 미친 거라면, 그것보다는 좀 더 흥미진진할 법도 한데 말이지."

"전진 배치? 어떤 마을이나 전투였는지를 기억해, 나츠미 상?" 히자시가 다음 질문을 했다. 두 개의 삶을 산다는 것을 상상해보려는 시도에 붕대 뒤에 가려진 이마가 구겨져 있을 것이라고 그녀는 거의 확신했다.

"최근 역사와 일치하는 건 전혀 없어. 그렇다는 건 적어도 지난 천 년간은 아니라는 뜻이야, 이미 확인해 봤어. 그리고 전에는 쿠노이치도 아니었고, 그냥 병사였어." 그녀는 손을 내저으며, 그녀가 5살쯤에 자신이 알아볼 수 있는 걸 어떻게든 찾아 보려고 노력했던 것을 떠올렸다. 아직 닌자네 뭐네 하는 것에 대해 알게 되고 가사 상태나 환각이라는 생각에 패닉하기 전의 이야기였다. "솔직히 말해서, 처음으로 세계 지도를 봤을 때 심장이 멈춘 줄 알았어. 임무 브리핑 중에 봤던 것들과는 전혀 달라."

그 후 지붕을 뛰어다니던 한 닌자의 모습이 그녀의 첫 번째이자 유일한 패닉 발작을 일으켰다. 그 때 답을 찾고자 도서관으로 향했던 기억은 잊을래야 잊을 수가 없었다.

미나토가 드디어 입을 열었을 때, 그는 그녀를 빤히 바라보고 있었으며 그의 목소리에는 믿기지 않는다는 듯한 어조가 섞여 있었다. "그래서 그 때 싸우는 방법을 배운 거에요? 선배의 체술은 마을 내의 어떤 것하고도 다르고, 저를 훈련시켜 줄 때 가끔 거리 조절을 잘못하잖아요. 마치 더 긴 팔다리에 익숙한 것처럼."

시카쿠는 그 말에 똑바로 앉았다. 그는 이미 그녀의 정신 상태에 대해 찬찬히 생각해 보고, 여러 의혹을 버린 후였다. "넌 네 체술을 완벽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하기에는 너무 전투에 능숙해. 심지어 아카데미 선생님들도 그건 인정할 정도니까. 그게 네 어머니가 아니라 네 과거에서 온 거야?"

"맞아. 당시에는 군대 체술(combatives)이라고 불렀어." 나츠미는 어깨를 으쓱하며, 지금 이야기가 어디로 가는지 확신하지 못하면서도 그들의 질문에 성실히 답해주었다. "내가 죽기 전에 복무했던 군대에서 모든 병사들에게 가르쳤었어. 당시 세계에서 사용되던 온갖 무술을 섞어 놓은 거야. 그리고," 그녀는 그녀의 두 번째 어머니를 떠올리며 오묘한 표정을 지었다. "어머니는 돌아가시기 전에 내게 딱히 가르쳐주신 게 없어."

"그리고 새벽이랑 저녁에 훈련하러 나가는 습관도 거기에서 온 거구요?"

나츠미는 그녀의 옆자리의 금발 소년을 의심스런 눈초리로 바라보았다. "맞아, 그런데?"

"딱히 높은 확률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네." 시카쿠는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소녀를 바라보며, 반쯤 스스로에게 중얼거렸다. "생각해 봐 – 네 이전 삶이 육도 선인 이전의 시대였다면? 환생은 최소한 500년은 걸린다고들 하잖아. 만약 아무도 자기 전생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실제로 그런지 누가 알았겠어? 전설에 따르면 아주 오래 전에는 굉장히 강한 나라들이 존재했다고 하고, 몇백년이 지나면서 세계가 변했을 수도 있잖아. 아까 네가 죽는 걸 기억한다고 했지? 네가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 환생했다면?"

"시카쿠 군, 난 아직 이 모든 게 환각이라는 가능성을 버리지 않았어." 나츠미는 믿기지 않는 심정에 양손을 내던졌다. 그녀는 그녀의 정신 상태에 대해 그러한 추측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이노이치에게 질문을 하려고 입을 열었다가, 그의 표정에 드러난 미친 듯한 유쾌함에 말을 바꿨다. "대체 – 이노이치 군?"

"내가 확실히 알려줄 수 있어! 우린 누군가의 머릿속을 살필 때 그런 세부 사항을 눈치챌 수 있도록 훈련 받아." 이노이치는 그의 일족의 인술로 어느 쪽인지 확실히 가려 줄 생각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네가 환각에 시달리는 건지 아니면 누군가 기억을 잘못 심은 건지도 구분해 줄 수 있어."

"아니면 완전히 미친 건지도 모르지." 히아시가 덧붙였지만, 이노이치가 일어나서 나츠미 근처로 다가가는 바람에 무시당했다.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고 네 전생에 집중해 봐."

(ooo000ooo)

이노이치가 그녀의 머릿속을 탐험하는 동안, 나머지 아이들은 주변을 돌아다니며 나츠미가 폭로한 사실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구워지던 토끼는 두 사람의 몫을 남겨 둔 채 잡아먹혔다.

갑자기 이노이치가 덤불로 달려가고, 나츠미가 아픔에 신음하면서 반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소년의 머리카락이 그의 구토로 얼룩지기 전에 뒤로 잡아당기자, 모두의 시선이 곧바로 두 사람에게 향했다. "내가 분명 찔. 려. 죽. 는. 게 안. 좋. 은. 기. 억. 이라고 말했잖아. 그 기억을 들여다보다니, 대체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미안!" 이노이치는 헉헉대는 사이에 내뱉었다. "그냥-윽!"

나츠미는 인상을 찡그린 채, 초록색인 오른쪽 눈을 감고 이노이치 옆의 나무에 기대었다. 현재 그녀의 균형 감각은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고, 끔찍한 두통이나 여전히 덤불 속에서 점심을 비워내는 소년이나 둘 다 그녀의 전생의 마지막 순간의 공포를 덜어내는 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정말… 굉장히 불쾌했어. 앞으로 다시는 하지 말자."

"내가 너도 네 기억을 느끼게 만들었어. 원래 그러면 안 되는 건데." 이노이치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그의 표정에는 심각한 어지러움과 진심 어린 미안함이 섞여 있었다. "네가 죽는 걸 기억한다면, 나도 찔려 죽는 기분을 체험할 거란 걸 제대로 이해하지 못 했어. 하지만 난 아직 우리가 다시 그걸 경험하는 걸 막을 정도로 일족의 인술에 대해서 알지는 못해."

"이노이치 군? 나츠미 짱?" 시카쿠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두 사람의 정신을 다시 나머지 아이들에게 돌렸다. 시카쿠는 창백해 보였고 나머지도 별로 나아 보이지 않았다. 나츠미는 특히나 세 동술사들에게 입을 딱 벌린 물고기 같은 표정을 짓게 한 것이 조금 자랑스러웠다. "그래서 미친 거야 아니야?"

"미치지 않았어!" 소년은 갑자기 함성을 질렀고, 당장이라도 일어서서 뛰어다닐 듯 했다. 나츠미는 그가 갑자기 미친 사람처럼 웃으면서 그들에게 당고를 모조리 내놓으라고 요구할까 봐 자신도 모르게 몇 걸음 뒤로 물러났다. 오늘 밤 지금까지 일어난 일을 생각하면, 야마나카 일족의 차기 당주가 실제로 그렇게 행동할 가능성도 없지 않았다. "내 말은, 완전히 정신이 멀쩡한 건 아니지만, 무슨 일을 겪었는지 생각하면 그 정도는 예상 내의 범위야."

나츠미는 그 말에 반박했다. "야! 난 혼자 있던 거 치고는 충분히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는 그녀의 말을 묵살하듯 한 손을 내저었다. "넌 좀 심각하게 상담이 필요하니까, 조용히 해."

이노이치는 여전히 활짝 웃는 채로 그들의 친구들이 이루고 있는 원으로 비틀거리며 향했다. 그는 그녀가 알고 있는 것들과, 그가 그녀가 알고 있다고 알게 된 것들을 대략적으로 요약해 빠르게 설명했다.

"몇천년 어치의 역사야, 시카 군! 3가지 서로 다른 언어, 거기에 말이 통하는 정도로 몇 개 더, 당시의 군대 관련된 일들에 대해 셀 수 없는 시간만큼의 교육, 그리고 몇 년 어치의 전투 통솔 경험까지!" 이노이치가 마지막 기억을 떠올려서야 그의 미소가 좀 어두워졌다. "확실히 테라피가 좀 필요해. 우리가 보통 심각한 육체적인 부상이랑 동료들을 잃었을 때 받는 것과는 좀 다르겠지만, 어쨌든 뭔가 좀 필요해. 나츠미는 그냥 좀 심한 경우의 생존 자책감, 현실과의 거리감, 그리고 다른 중요한 거 몇 개를 좀 겪고 있을 뿐이야. 미나토 군이 계속 어울려달라고 요청하면서 최악의 상태에선 벗어났고, 그 뒤로 자기가 눈치챈 문제들은 스스로 조금씩 해결하고 있었어. 그리고 이제 나머지는 내가 도와줄 수 있어!"

그녀는 고집스럽게 그녀의 오른쪽으로 다가온, 사색이 된 얼굴의 매우 걱정스러워하는 후배를 무시하며, 무릎이 떨리는 것을 막고자 주저앉았다. X어먹을 이노이치와 녀석의 테라피. 그녀는 멀쩡했다.

그녀는 사막의 밤과 피 냄새, 고통과 '오미친이게내척추야?!'에 대한 악몽이 떠오르려는 것을 억눌렀다.

그래, 멀쩡하진 않았다. 아니, 오히려 거리가 멀었지만… 테라피가 필요할 정도는 아니야!

모두들 이제 더 이상 머리를 얻어맞은 사람처럼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쵸자는 심지어 다시 간식을 먹고 있었다. 이노이치는 계속 그녀의 전생과 그녀가 배웠던 심리학에 대해서 떠들었다.

미치지는 않았다고 하지만, 환각일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아니, 애초에 환각 속의 누군가가 넌 정상이라고 말하면, 정말 정상인가?

다들 이노이치에게 온갖 대답을 요구하는 동안, 나츠미는 머릿속에서 스스로의 정신 상태에 대해 생각하며, 입술을 깨물고 작은 캠프 파이어를 들여다보았다. 그 논리에는 뭔가 문제가 있어야 했다. 물론, 네가 취미 삼아 읽던 게 현실이라는 걸 알게 된 상황부터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됐지만, 만약 그녀가 스스로가 죽었다고 생각하는 사막 어딘가에서 환각을 보고 있거나 가사 상태라면, 여기서 스스로를 죽이는 것 말고 알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그녀는 언제나 만화에서 미나토의 아들이 받은 취급을 싫어하긴 했다. 만약 그녀가 그녀의 작은 후배와 그의 미래의 아내를 살린다면, 그건 그 꼬마를 더 일찍 죽게 할까, 아니면 대부분의 문제들이 S랭크로 발전하기 전에 해결할 수 있을까? 이것이 문제이긴 한가?

"나츠미 선배? 괜찮아요?"

미나토의 걱정스런 목소리가 그녀를 다시 현실로 불러냈다. 초점이 풀려있던 오드아이가 걱정스런 밝은 푸른빛에 다시 초점을 맞췄다.

"응, 언젠가는 괜찮아질 거야." 그녀는 이노이치를 힐끔 바라보았다. 그의 연보랏빛, 동공이 없는 눈동자에 담긴, 알고 있다는 듯한 눈빛이 전혀 놀랍지 않았다. "이노이치 군이 그렇게 되도록 도와줄 거야."

\V/

나츠미는 결국 이노이치의 '테라피'에 대한 대가로 그녀가 배웠던 토막난, 조악한, 군대식 심리학을 적어 주었다. 그의 일족은 고문 및 심문 부서에 있지 않을 때는 심리학을 연구했으니, 그가 그것을 탐독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용병과 킬러들의 세계에서,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의 도화선과 경고 조짐은 그녀의 경험과 어느 정도 비슷할 것이었다.

그녀는 정보를 제공하는 대신, 그가 그것을 조금이라도 사용하고 싶다면 그녀의 전생에 대해서 아무에게도 언급하지 말아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그가 동의한 유일한 이유는, 그들 몇 명만이 그녀의 전생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나츠미가 얼마나 불편해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무리 그녀가 무심한 척 굴어도, 그녀가 그들에게 비밀을 털어놓은 유일한 이유는 그녀가 보기에 그녀 혼자서는 별 진척이 없기 때문이었다. 그가 그녀의 기억들을 살펴보기 전에 그녀의 불안감을 확실히 느꼈기에, 그는 그녀가 그의 조언을 따른다는 조건 하에 간단히 동의했다.

나츠미의 경악에도 불구하고, 이노이치는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은 상담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상담은, 그들이 아카데미 학생도 사용 가능한 훈련장을 각자의 일족의 영향력으로 독차지했을 때에만 하기로 했다. 나츠미는 야마나카 일족의 당주에게 왜 그녀가 그들의 방음되는 방이 필요할 정도로 상담이 필요한지 설명하고 싶어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이 상담 받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전. 혀.

그녀의 안 어딘가에는 27살의 직업 군인이 정신과 의사를 만난다는 생각에 비웃음을 보내며, '병사라면 미련 따위는 버려! 운다고 변하는 건 아무것도 없어!'라고 호령하고 있었다. 그녀의 전생에서 정신과 진료는 언제나 모두에게 거부 대상이었다.

적어도 그들은 다시 그녀의 머릿속으로 들어오려 하지는 않았고, 나츠미는 그것이 비참할 정도로 고마웠다. 그녀는 어떻게 이노이치가 나루토 줄거리에 대한 그녀의 생각을 모조리 놓쳤는지 알 수 없었지만, 또다시 그런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사양이었다.

호카게님께 그녀의 지식에 대해 알리는 게 어떻겠냐고 가장 먼저 제안한 것은 히자시였다. 아주 느슨하게 본다면, 전투 주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취급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시도해봤어, 생각을 문장 단위로 할 수 있게 된 후로 1년 정도." 나라 일족 사유지에서의 사건으로부터 일주일 후 오후, 나츠미는 그들에게 알려줬다. 수업은 끝난 후였고 그들은 비어있는 훈련장에 체술 대련을 위해 모여 있었다. 시카쿠는 낮잠을 잤고 쵸자는 심판을 자청했는데, 쵸자를 상대로 일대일 체술 대련을 하는 것은 제발 뼈를 부러뜨려달라고 하는 것과 동일했기 때문이다.

현재 그들은 배틀 로얄을 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는 두 명씩 짝지어서 남은 시간 동안 할 수 있는 만큼의 훈련을 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마을 밖에서는 전쟁 중이란 걸 고려할 때, 내가 스파이가 아니라고 호카게님을 설득하는 게 얼마나 어려울 지 생각해 봐. 잊지 마, 당시에 난 내가 제정신인지도 확신하지 못 했어 – 사실 지금도 아니지만 – 그러니 호카게님의 비서가 날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매번 돌려 보낸 건 사실 행운이었을 거야."

소녀는 이노이치가 뭐라고 하든, 적어도 후카쿠와 히아시는 둘 다 여전히 그녀를 완전히 미쳤다고 생각한다고 반쯤 확신하고 있었다. 이해할 수 있었다. 나츠미 또한 이번 삶의 첫 9년 간 그러한 의혹을 가지고 있었고, 이노이치의 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때때로 그런 생각이 들었으므로. 이노이치는 자신이 만화 속의 캐릭터였다는 사실을 몰랐으니 말이다.

다행히, 이노이치가 한 말을 또 하거나 그녀에게 더 많은 정보를 캐묻기 전에, 한 빨간 머리 소녀가 어리벙벙한 표정의 미나토 앞으로 달려와서 멈췄다. "대련을 신청한다, 나미카제!"

저 두 사람이 다투는 것은 언제 봐도 재미있었지만, 오늘 오후 나츠미는 미래에 나루토에게 말해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 그때까지 살아남는다면 – 재미있는 사건을 놓치는 것을 감수하고, 미코토를 관찰했다. 미코토는 현재, 마지못해 베스트 프렌드가 된 소녀와 사실상 약혼자로 확실시되는 소년에게 관심을 반씩 나누고 있었다.

나츠미는 미코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고 있었다. 기억 속의 소녀는 그녀의 베스트 프렌드의 아들이 고아원으로, 그 후에는 거리에서 살도록 내버려두었고, 나루토가 미나토와 얼마나 닮았는지를 무시한 채 남편과 가족놀이를 하며 살았다. 그녀는 때때로 후카쿠에 대해서도 비슷한 생각을 하곤 했다. "그래서, 최근에 뭐 재미있는 일이 있었나요, 미코토 상?"

미코토는 그녀에게 작은 미소를 지어주었다. 미코토의 태도는 처음에는 '예의 바르고 정중하게 거리를 두는 우치하'였지만, 점점 긴장을 풀면서 좀 더 기분 좋은 무언가에 가까워졌다. "딱히 없어요, 나츠미 상. 쿠시나 짱이 미토 님에게서 봉인술을 배우기 시작해서, 예전보다 약간 자유 시간이 많아지긴 했지만요."

"우즈마키 일족은 봉인술에 뛰어난 재능이 있다고들 하니까요." 나츠미는 다시 쿠시나라는 이름의 붉은 섬광을 바라보며, 소녀의 뺨을 물들인 빨간색을 감상했다. "하지만 저 정도로 에너지가 넘치는 데 서예 수업을 위해 앉아 있게 하는 건 힘들 것 같네요."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미나토가 쿠시나의 도전을 거절하려는 시도에 집중하고 있었다. 그들을 엿들을 수 있는 건 시카쿠 뿐일 것이고, 그는 두 사람의 대화 주제에 관심이 없었다.

미코토는 자신에게 달라붙은 약간은 짜증나는 소녀가 그런 일족의 일원이라는 사실에 약간 놀랐다. "그런가요?"

"에, 그녀의 성을 듣자마자 혈족계승이나 혈계한계를 찾아보거나 하지는 않았나 봐요?" 나츠미는 우치하 소녀에게 한쪽으로 치우친 웃음을 지었다. 평소보다 약간 날카롭게 보였다면, 뭐. 그녀는 아직 자신이 짜증이나 화가 났을 때 숨기는 것이 서툴렀다. 아직은 그럴 필요가 별로 없었으므로. "우즈마키 일족은 소용돌이 마을의 주요 일족 중 하나이고, 일족의 여자 몇 명은 저희 마을의 뛰어난 닌자들과 결혼했어요. 그들은 봉인술로 알려져 있고, 강인한 생명력을 지니고 있죠."

한 손으로 두 눈을 가리면서, 미코토는 어깨가 축 쳐진 채 한숨을 내쉬었다. "으, 난 쿠시나가 특이한 건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이 더 있다고요?"

나츠미는 과장되게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웃음을 터뜨렸다. "네, 그리고 다들 그녀 못지않게 활기가 넘친다는 소문이에요. 뭐, 저희 나이 때 이미 강한 중닌에서 약한 상닌 수준의 차크라 용량을 가지고 있다니까, 그렇지 않은 게 이상하겠죠."

미코토는 생각만 하면서도 움찔거리다가, 점점 화를 내고 있는 붉은 머리 소녀를 향해 몸을 돌렸다. "쿠시나 짱! 이러다 미토 님 수업에 늦겠어!"

대답 대신 태양의 위치를 확인한 쿠시나는 놀라서 꽥 하고 소리지른 후, 친구를 붙잡고 순식간에 사라졌다.

어리벙벙한 금발의 소년, 아무래도 좋은 소년 여러 명, 그리고 피식 웃고 있는 쿠노이치 한 명을 남겨 둔 채. "헤, 꽤나 재미있네."

"대체 왜 계속 저러는지 모르겠어요." 미나토는 목 뒤를 긁적이며, 두 사람이 떠난 방향을 바라봤다. 그는 쿠시나를 괜찮게 생각했지만, 그녀는 언제나 어울리기보다는 대련을 하고 싶어 했고, 일족 아이들이 가족과의 훈련을 위해 집에 돌아가야 할 때까지의 시간은 별로 길지 않았다.

"Pigtail pulling*이야." 나츠미가 후카쿠의 맞은 편에서 준비 자세를 취하며, 신뢰하기에는 너무 순진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이노이치만이 이해하고 웃었다. 아니, 웃는 게 아니라 미친 듯이 폭소했다. 나머지 아이들은 나츠미의 '순진한' 웃음을 보자 모르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V/

그 해의 나머지 몇 달은 가끔가다 다투는 것을 제외하면 순조롭게 흘러갔고, 다툼들은 나츠미의 과거 전투 경력을 통해 해결되었다. 나츠미는 그것을 꽤나 재미있게 여겼는데, 특히나 때때로 쌍둥이들이나 후카쿠가 그녀에게 숙제에 대한 조언을 구할 때를 즐겼다.

그녀가 상담을 빼먹으려 했던 몇 번마다, 미나토가 그녀를 끌고 갔고, 그녀는 결국 상담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노이치가 그녀에게 전생에 대해 이야기하도록 요구하는 것을 나츠미가 완전히 거부했던 것은 딱 한 번이었고, 그 때 두 명의 금발 소년들은 휴우가 쌍둥이들을 불러와 그녀의 점혈을 찌르도록 한 후, 시카쿠를 시켜 그림자 술법으로 그녀의 움직임을 봉쇄했다. 하지만, 그것은 히자시, 히아시, 시카쿠와 미나토가, 그녀와 그녀의 순찰 부대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 고어스러운(gory) 설명을 들어야 했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그들은 그날의 나머지 테라피와 일족의 훈련을 모조리 빼먹고 그저 놀면서 '걸어 다니는 망자'인 소녀를 위로해주려고 노력했다. 그날 저녁, 혹시나 실수로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할까 봐 후카쿠와 쵸자에게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해졌다.

아카데미 1학년의 마지막은 일반인 출신 아이들이 처음으로 차크라를 사용하게 하는 데에 전념했고, 일족 출신 아이들은 기본적인 차크라 컨트롤 연습 방법 몇 가지를 배웠다. 이것은 나츠미의 전생의 지식이 도움이 되지 않는 몇 안 되는 것들 중 하나였기에, 그녀는 약간 긴장했었다.

미나토는 한 5분 정도 나츠미가 그녀의 경락계를 활성화시킬 정도의 차크라를 갖지 못한 채 태어났다는 생각에 패닉했고, 같은 시간 동안 나츠미는 그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몸부림쳤다. 그 5분이 끝나갈 때쯤에 미나토는 새로운 걱정거리가 생겼는데, 그녀의 경락계가 활성화되면서 차크라가 치솟았지만 – 그녀가 충분한 차크라를 지녔다는 의미였다 – 그 색깔이 보통과 달랐기 때문이었다.

나츠미의 차크라는, 비록 쿠시나를 제외한 어떤 여자아이보다도 많은 양이었지만, 연보랏빛이었다.

그녀는 겨울 방학 전에 모두가 모였을 때 그 라일락 색에 대해 분개했으며, 그녀의 미지의 아버지가 그녀의 차크라의 이상을 일으켰을 만한 유일한 원인이라는 추측이 나오자 계속 그자에 대해 욕설을 중얼거렸다.

그 이상 현상에 대한 그녀의 마지막 말은, "대체 보라색 차크라를 어디에 써먹을 수 있는데?"였다.

"우리들도 그게 알고 싶구나, 나츠미 짱." 상냥한, 하지만 걸걸한 목소리가 그들의 뒤에서 들렸다. 그들은 한 몸인 듯 동시에 돌아, 웃으면서 모자 아래로 그들을 내려다보는 3대 호카게를 발견했다. 3대는 전쟁의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옆에는 그들이 모르는 닌자가 서 있었는데, 수술복과 닌자 복장이 섞인 듯한 옷차림으로 보아 의료 닌자인 듯 했다. "우리가 네 경락계를 한 번 살펴봐도 되겠니?"

오드아이의 소녀는 그녀의 마을의 지도자를 향해 머리를 숙인 후, 그녀 옆에서 점점 창백해지는 금발의 소년에게 비뚜름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물론이죠, 호카게님. 미나토 군, 관리인 분들께 내가 늦게 올 거라고 좀 전해주겠어?"

"사실은 너희 두 사람 다 다시 우리 집에 초대할 계획이었어."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있는 호카게에게서 자신의 커진 눈을 떼지 않은 채, 시카쿠가 갑자기 선언했다. "끝나고 우리 일족의 사유지로 와, 나츠미 짱."

(ooo000ooo)

그녀의 정신 상태를 의심하는 두 명을 포함해서, 모두들 그녀를 얼마나 걱정했는지 웃길 지경이었다. 최근에 그들 모두를 두려움에 떨게 한 사건만 아니었다면.

물론 엄밀히 따지면 그들이 잘못을 한 건 아니었다. 자신의 전생을 호카게님께 말해야 한다는 법은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 호카게가 그들을 몰래 지켜보고 있었다면 그것은 심각한 일이었다.

나츠미는 병원의 진단 결과를 꽤나 자유롭게 알려줬다. 처음에는 휴우가 쌍둥이들과 (3주 일찍 졸업했지만 아직 앞으로 속하게 될 하닌 팀이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던) 후카쿠에게, 그 다음에는 나라 일족 사유지에서 시카쿠와 나머지 일행에게 말해줬다.

"높은 정신 에너지와 그에 비해 훨씬 낮은 신체 에너지 때문이라더라. 그래서 내 차크라 색이 이상한 거래. 보통은 이 반대지만."

그 반대인 차크라는 보통 의료 닌자들이 의료 인술에 사용하는 것처럼 초록색이지, 보라색이 아니었다. 하지만 나츠미는 지금도 충분히 이상했고, 그 사실까지 알려질 필요는 없었다.

그녀는 더 조용한 목소리로 나머지를 미나토에게 속삭였다. 그녀는 현 나라 당주가 듣지 못하길 간절히 바랐다. "내가 가진 생활 습관이 없었다면, 심각했을 거래."

"어쨌든, 심각한 일이 아니었으니 다행이네, 나츠미 짱. 저녁 식사를 하고 갈래? 미나토 군도."

나츠미는 그녀의 차크라의 구성과 색에 시카쿠의 아버지가 지은 관심 있는 표정을 무시하며, 시카쿠의 어머니에게 어쩔 수 없다는 미소를 지어 보였다. "죄송해요, 고아원 관리인분들에게 평소보다 늦을 거라고 말하지 않았어요. 이제 슬슬 가야 해요."

"그러니? 알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우리를 멀리하지는 마렴, 둘 다." 아이키도*는 그녀의 아들의 유일한 여성 친구와, 그녀를 끌어들인 금발의 소년에게 웃어주었다.

"네." 오드아이의 소녀는 고개를 끄덕인 후, 나라 시카이에게 허리 숙여 인사했다. "나라 사마, 제가 호카게님과 병원에 있는 동안 모두 여기에서 기다릴 수 있게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주는 그녀의 감사에 한 번 고개를 끄덕인 후, 팔을 저으며 그것을 넘겨버렸다. "그냥 시카이*라고 부르거라. 그렇게 예의를 차리기에는 이 주변에는 나라들이 너무 많아. 그리고 '사마'도 그냥 생략하렴, 꼬마야."

"알겠습니다, 시카이 상." 나츠미 몸을 숙여 인사한 후 나라 일족 사유지에서 미나토를 반 끌고 나왔다. 고아원에 돌아가는 길에, 그녀는 그에게 더 세부적으로 이야기를 해 주었다. "그 색깔이 무슨 의미인지를 제외하면, 호카게 님은 딱히 걱정하시는 것 같지는 않더라. 들어보니까 이상한 색의 차크라가 가끔 가다 나타나고, 난 그냥 좀 더 육체적인 훈련에 집중하면 된대. 심지어 마을 어딘가에는 하얀 차크라를 가진 일족도 있다고 하더라고. 이게 나 말고도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건지 궁금해."

그녀는 육체 에너지가 더 많은 경우는 운동 중독자나 괴물같이 활동적인 사람 이외에는 없다는 사실을 일부러 말하지 않았다. 현재 그녀의 상황은 아마 나뭇잎의 의료 역사상 최초이자 유일할 것이다.

"뭐, 좋은 일이지 않아요?" 고아원이 눈에 들어올 때쯤 미나토는 질문했다. "실수 같은 것도 아니고, 사신이 선배를 쫓아올 일도 아니라는 뜻이니까."

"미나토 군, 소름 끼쳐. 난 나도 꽤나 암울한 생각을 하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녀는 아직까지 그러한 상황은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짜증나는 금발머리 같으니.

\V/

미나토와 나츠미의 아카데미 2학년 생활은 훨씬 덜 흥미로웠다. 몇 번 다른 이들의 생일을 축하해주었고, 미나토는 소녀의 수리검 및 쿠나이의 투척 자세와 그것들을 잡는 방식을 고쳐주며 그녀의 체술 코칭을 되갚았다. 물론, 그 이전에도 소녀는 동술을 가지지 않은 아카데미 학생 중에서는 최고의 명중률을 자랑했지만. 교육 과정은 어려워졌고, 그들은 명상하는 법을 배웠으며, 아카데미의 기본 3인술을 연습했고, 여러 땅꼬마들이 꽤나 키가 컸다.

정말 별 일이 없었다. 그들 학년의 여자아이들이 처음으로 남자아이들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한 것을 제외한다면.

나츠미는 팬클럽과 그 크기가 증가하는 속도를 굉장히 재미있게 여겼다. 그에 소년들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들은 그녀가 미친 듯이 웃기 전에, 하다못해 그 행동을 짜증난다고 생각해서 어떻게든 처리해 줄 거란 희망을 품었었기 때문이다. 쿠시나는 그저 다들 쿠노이치로서의 자세가 안 돼 있다며 비웃었다. 반대로 미코토는, 왜 우치하 닌자의 팬들이 한 번도 그 대상을 유혹하는 데 성공한 적이 없는지를, 그녀의 약혼자에 대해 이야기하던 여자아이들을 향한 엄청난 양의 살기로 증명했다.

다른 여자아이들이 하나같이 연애에 빠져 훈련을 소홀히 하자, 세 명의 소녀는 학년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어떤 실습을 하든 함께 어울리기 시작했다. 그 상태로 몇 달이 지난 후에야 나츠미도 드디어 그 이상은 견디지 못했다. 그녀의 친구들의 반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꺅꺅대는 소리도, 쿠노이치 선생님의 시간을 낭비시키는 여자아이들도 모두 짜증났다.

그래서 그녀는 가장 큰 팬클럽을 가진 아이들에게 그들을 낚는 법을 가르쳐줬다.

뭐, 이노이치는 자기 친구들에 대해 소유욕을 좀 느끼는 건 정상이라고 했다. 분명 회복하고 있다는 증거지 않나?

어쨌든 그 비슷한 이유였다.

점심 시간, 2학년 교실에서 나츠미가 그녀의 계획을 설명하는 것을 끝내자, 히자시가 왼쪽 눈을 씰룩거렸다. 그것은 그의 쌍둥이가 자신의 머리를 몇 번이나 책상에 박는 동안에도 계속됐다. 마침 그날 운 좋게 아카데미 지붕을 수리하라는 D랭크 임무를 받았던 후카쿠는, 그녀가 마치 신이라도 되는 것처럼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미나토는 자기 책상에 앉아서 소리 내서 웃고 있었는데, 그 소리에 살짝 히스테리가 섞여 있었다.

천천히 자기 책상에서 머리를 들어올리면서, 시카쿠는 몸을 떨고 있는 쵸자 뒤에서 팔짱을 낀 채 이노이치를 노려보았다. "너희 일족은 사람 심리를 다루고, 그게 사실상 너희 주특기잖아. 그런데 대체 누구도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없는 거지?"

그들 중 두 명이 아직 진실을 몰랐기에, 시카쿠는 나츠미의 비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밥을 먹고 있던 이노이치는 할 말을 잃은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쿠노이치 3인방의 리더를 감탄의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진보였다! 그가 원했던 것보다는 좀 늦게 나타났지만, 예전에 비하면 확실한 발전이었다.

"들어봐, 굳이 머리를 쓸 필요도 없어. 무슨 말을 해도 믿을 멍청이들이야." 나츠미는 짜증에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이노이치의 다 이해한다는 표정을 무시했다. "너희들이, 배우는 데 많은 노력이 필요한 기술들을 가진 여자친구를 찾는다는 소문이 나면, 다들 서로 경쟁하느라 너무 바빠서 너희를 귀찮게 굴 생각을 할 뇌세포도 모자랄 걸. 너희는 자유로워지고, 우리 세대 대부분의 쿠노이치들은 공간 낭비가 아니게 되고, 일석이조야. 아무 방향에나 대고 소리만 쳐도 충분할 거야. 전쟁 때문에 현실 도피를 하고 싶거나 하다면 이해할 수 있지만, 이건 너무 심해."

"그리고 제~발 빨리 해줘." 쿠시나가 고개를 끄덕이며 덧붙였다. 속삭이고 낄낄대며 교실에 들어오던 팬클럽 여자아이들이, 그들의 팬심의 대상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소녀들을 보고 갑자기 자신들을 노려보는 모습에 쿠시나는 한심해하며 눈을 굴렸다. "이건 정말 같은 예비 쿠노이치로서 부끄러워."

미코토도 동의하며 한 마디 했다. "빨리 끝날수록 좋아."

"똑같이 보답할게, 약속해."

미나토는 드디어 숨을 가다듬고는 나츠미를 올려다보았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그의 선배는 그저 어둡게 웃으며, 쿠시나와 미코토와 함께 대답했다. "곧 알게 될 거야."

\V/

아카데미 2학년이 끝나갈 무렵 그들은 나츠미의 약속을 떠올렸다. 수많은 남학생들이 미코토와 쿠시나를 졸졸 따라다니며, 무엇이든 도와주겠다고 말하면서 두 소녀를 분노시킨 것이다.

그들은 나츠미에게 그녀는 이럴 때 어떻게 하냐고 질문해 문제를 해결했다. 남자아이들에게 적합한 해결책을 제안한 나츠미였으니까.

소녀는 두 사람이 그녀를 옷장 안으로 몰아 넣자, 그녀 주변 아이들의 지능을 의심하며 눈썹 하나를 들어올렸다.

"난 기분 나쁘게 생겨서인지, 아무도 쫓아다니거나 한 적이 없어." 나츠미는 자신의 오드아이를 가리키며, 마치 문제가 자신의 태도가 아닌 외모 때문이라는 듯 말했다. "어머니한테 감사해야지 어쩌겠어. 뭐, 내 몸매가 변하는 걸로 봐서 딱히 오래 갈 것 같지는 않지만."

그녀는 스스로의 가슴과 허벅지를 쿡 찌르며 발달하는 곡선을 보여줬다. 두 번째 사춘기의 선물이었다.

"네 눈 말이야," 미코토는 그녀의 양쪽 눈에 담긴 서로 다른 색깔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아마 환술로 숨길 수 있을걸?"

나츠미는 가능성을 고려해 봤지만, 곧 제안을 넘겨버렸다. "굳이 왜? 내 후배랑 쵸자 군, 그리고 가끔 가다가 시카쿠 군도 같이 남자애들을 겁주고 있으니까, 내 적은 팬들도 다들 무서워서 접근을 안 해. 그리고 다들 내 눈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걸. 내가 어느 날 같은 색 눈동자 두 개를 가지고 나타나면 사람들이 내가 스파이나 뭐 그런 거라고 생각할 지도 몰라."

사실 소년들이 팬들을 쫓아낸 이유는, 그녀가 그들에게 자신이 또래와 사귄다는 건 생각만 해도 쇼타콤이 된 것 같다고 고백했기 때문이다.

"헤, 쵸자 상 말이지?" 그의 모습을 떠올리는 듯 쿠시나의 눈동자가 악동처럼 빛났다. 쵸자는 매일 그의 일족의 전투복을 입기 시작했고, 그의 덩치는 대부분의 아카데미 학생들보다 컸다. 그가 싸움을 싫어하고, 그의 친구들을 욕하지 않는 이상 꽤나 느긋한 성격이라는 점을 무시한다면, 확실히 그는 보기에 인상적이었다. "혹시 쵸자 상이 우리도 도와줄까?"

"쵸자 군은 참 좋은 게, 간식 같은 걸 선물하면 도와줄 거야." 나츠미는 한 쪽으로 치우친 미소를 지어주었다. "가게에서 산 거라도 똑같이 고마워할걸."

\V/

아카데미의 마지막 학년 해보다도 빨리 흘러갔다. 다들 다가오는 졸업 시험과 전쟁을 도와야 한다는 중압감에 잠을 설치곤 했다. 소용돌이 마을의 멸망에 대한 소문이 2학년과 3학년들 사이에 퍼졌고, 소문이 사실로 드러난 후 한참 동안 우즈마키 공주*는 완전히 산산조각 나버린 것 같았다.

그녀가 자유 시간마다 달라붙고 귀찮게 굴 미코토가 졸업하자, 쿠시나는 그녀가 유일하게 견딜 수 있는 다른 쿠노이치와 어울리기 시작했다. 나츠미 본인도 이노이치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또래 아이들의 대부분을 견디지 못했기에, 쿠시나와 함께 다녔다. 수많은 여자애들과 몇몇 남자애들은 소녀의 마음속에 생긴 소용돌이 모양 상처를 찌르고 싶어하곤 했다.

나츠미는 그러한 상실감을 누구보다도 잘 이해할 수 있었기에, 쿠시나가 말하고 싶어할 때에는 가만히 들어주었고 그렇지 않을 때에는 조용히 곁을 지켜주었다.

또, 나츠미가 자신이 대부분의 여자애들보다 차크라 용량이 크고 몇몇 남자애들과 맞먹는 정도라고 설명하자, 쿠시나는 수많은 차크라 컨트롤 팁을 나츠미의 체술 조언과 맞바꾸곤 했다.

미나토는 점점 작아지는 그들의 그룹에 쿠시나를 포함시키고자 평소에 무슨 일을 하냐고 질문했다가, 쿠시나가 설명하는 봉인술의 신비에 푹 빠져버렸다. 시카쿠는 잠들었고, 이노이치 후에 이해를 포기했으며, 쵸자는 깨 있으려고 쌀과자를 세 봉지나 먹었다.

이럴 때야말로 나츠미는 나머지 소년들과 그들의 끝없는 말다툼이 그리웠지만, 후카쿠는 마을을 떠나 자신의 팀과 순찰 중이었고, 휴우가 쌍둥이는 지도 상닌과 세 번째 팀원인 미코토랑 함께 불의 나라 안의 여러 초소들에 지령을 전달하고 있었다.

쿠시나가 미토 할머님이 그녀를 곧 정식 제자로 삼을 것이란 말과 함께, 전설의 삼닌 중 한 명이 하닌 팀을 지도하고자 마을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전할 때쯤에야 나츠미는 다시 대화에 집중했다. "누군데?"

이상하게 익숙한 이야기였다. 뭔가 미나토의 미래와 관련이 있는 것처럼.

쿠시나는 그녀를 바라보며 입술을 오므렸다.

"미토 할머님께서 내게 말해주신 것에 따르면, 삼닌 중 마을로 돌아오는 한 명이 선생님이 될 거야. 난 좀 '특별한 상황' 때문에 일반적인 닌자 진로를 따를 수는 없어서, 같이 하닌 팀을 구성했을 나머지 두 명을 어떻게든 해야 하거든." 쿠시나는 스스로의 '특별한 상황'에 코웃음을 치며, 약간 걱정되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다들 올해 졸업생 숫자가 딱 안 떨어지길 바랬다고 하더라고. 작년에 떨어질 거라고 생각했던 누군가가 통과했다나 봐."

나츠미의 희미한 기억에 따르면, 쿠시나는 미토 님이 돌아가시기 직전에 구미를 물려받았고, 며칠 후에 다른 마을 닌자 – 바위였나? – 에게 납치당했었다. 그녀는 조심스레 자신이 느끼는 동정과 아픔을 숨겼다. 쿠시나는 결코 동정을 바라지 않을 테니. 소녀가 방금 언급한 삼닌은 분명 두꺼비 선인 지라이야일 것이었다. 미나토가 구미에게 죽기 전에 두꺼비를 소환했고, 다음 대의 인주력을 만들 정도로 지라이야에게 봉인술을 배웠다고 했으니 틀림 없었다. 그녀의 친구들이 살아갈 시간이 지금도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하자, 그녀는 거의 빈 교실을 멍하니 바라보며 눈물을 참으려 노력했다.

시카쿠는 그 정보에 흥미를 보이며 몸을 일으켜 앉은 후, 그녀가 딴 생각을 하는 모습에 살짝 혼란스러운 듯한 시선을 보냈다. "분명 반 성적 순위가 바닥 맞지, 쿠시나 상?"

"그건 내 탓이 아닌 거 알잖아! 쓸데없는 분신술 같으니." 쿠시나는 화가 난 목소리로 중얼거리며, 팔짱을 끼고 입을 불룩 내밀었다. "쓸데없는 E랭크 술법 주제에!"

나츠미는 정신을 차리고자 머리를 흔든 후, 시카쿠를 향해 어깨를 으쓱해 보였다. "그러면 한 팀에 쿠노이치가 두 명이 돼. 그렇게 팀을 편성하지는 않을 거야, 시카 군. 솔직히 말하면, 적어도 전쟁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일반적인 팀 편성을 기대할 수는 없을 거야."

"애초에 그게 목적이지 않을까?" 시카쿠는 간단히 맞받아쳤다. "삼닌이 가르치는 데 누가 '일반적이지 않다'고 뭐라 하겠어?"

"일반적이라니?" 쿠시나는 부루퉁해진 채 질문했다. 그녀는 자기 반 순위가 또 언급될 것이라 확신했다.

"각 반의 1등과 꼴등, 그리고 평균 성적의 누군가. 그게 일반적인 팀 편성 중 하나야." 나츠미는 한 쪽으로 치우친 미소를 붉은 머리 소녀에게 보내며, 소리 내어 웃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3년 내내 그 평균 성적을 노리던 사람이 세 명이네. 시카 군, 아부라메 애들 중 한 명, 그리고 나."

"일부러 평균 성적을 노렸다고? 대체 왜?" 쿠시나는 그녀의 친구들 몇 명이 일부러 자신들의 성적을 망쳤다는 생각 자체에 경악한 듯 했다.

"뭐, 우리 일족 사이에선 거의 전통 비슷해. 다들 우리가 행동하는 것보다 머리가 좋다는 건 알고 있지만." 시카쿠는 마치 뼈가 없는 것 같은 모습으로 어깨를 으쓱였고, 그 모습이 나츠미의 눈에 띄었다. "심지어 몇 명은 최하위를 노렸다던데."

나츠미는 잠시 나라 일족도 그녀와 비슷하게 유연성 체조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해하다가, 다시 쿠시나를 바라보며 지난 2년간 그녀가 눈치챈 것들을 설명했다.

"난 처음에는 그냥 할 수 있을지 궁금해서 해 봤지만, 1학년 중반쯤부터는 '내 목표 분야의 조건을 달성하기 위해서'로 변했어. 그리고 내 생각에 그 아부라메는 일반적인 추적 닌자 쪽이 아니라 정보 쪽을 노리고 있던 것 같아." 소녀의 얼굴에 떠오른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에 나츠미는 머리를 손으로 매만지며, 첫 한 달 간의 수업을 듣지 못했던 소녀에게, 전쟁 도중의 아카데미가 실. 제. 로 학생들의 성적을 매기는 난해한 방법을 설명하려고 노력했다.

첫 한 달 간의 수업은 꽤나 질이 낮고 빤히 보이는 연기투성이였는데, 이는 대부분의 닌자 희망자들에게 공식적인 졸업 이전에 자신이 노리는 분야를 갈 방법에 대한 힌트를 주기 위해서였다.

애초에 이곳은 닌자 아카데미였고, 그들은 전쟁 중이었다.

"상닌 사령관과 암부 사령관 사이에는 암묵적이지만 널리 알려진 이해관계가 있어. 만약 학생이 졸업 시험 전까지 자신의 진짜 실력에 대해서 선생님들을 어느 수준까지 속일 수 있다면, 졸업하자마자 암부 견습생으로 받아주는 거야.

우리가 가진 몇 안 되는 함정 전문가들은 보통 장난을 좋아하는 척하며 거의 매일같이 중닌 수준의 상대들을 대상으로 자기 실력을 드러내고, 일반적인 숙제 대신에 '장난'의 성공률이나 연기력, 알리바이 만들기 등으로 성적이 매겨져. 아니, 애초에 함정 전문가가 숙제를 다 한 적이 있는지도 의문이지만.

환술이나 의료인술 전문가들이 어떻게 자기 실력을 광고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의닌들은 그냥 병원에서 인턴하는 것 같아. 그건 좀 더 직접적인 방식이긴 하지만, 의료 인술은 사용하는 것 자체가 워낙 요구하는 게 많으니까.

내가 알기로 정보부는 학창 시절 내내 잘하고 못하는 과목을 섞어가면서, 최소한 1년 동안은 정확히 자기 성적을 60% 성공과 40% 실패로 유지할 수 있는 학생들만 선발한다더라." 그녀는 또 다른 게 있나 고민하다가, 여전히 교실 내에 있는 소년들을 향해 몸을 돌렸다. "내가 놓친 거 있니?"

"헌터 닌자와 추적 전문가들." 이노이치가 덧붙였다. "헌터 닌자들을 위해서는 아카데미 곳곳에 보물찾기처럼, 여러 차크라 퍼즐이나 힌트가 흩어져 있어. 그걸 쫓아가면 그쪽을 만날 수 있지만, 먼저 숨어 있는 것들을 찾아야 해. 보통 자기들이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 3학년들이 팀을 짜서 시도하더라. 추적 전문가의 경우에는 자기들을 발견하고 찾아갈 수 있는 애들을 데려가는데, 보통은 휴우가나 이누즈카, 아부라메 일족이야.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나토 군이 노리는 게 있지." 그는 엄지 손가락으로 어깨 너머의 미나토를 가리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쿠시나가 그를 쳐다봤을 때쯤 소년은 완전히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 그는 그녀가 호기심 어린 시선을 주는 것 이상의 행동을 하기 전에 그대로 내뱉었다.

"지휘. 난 중닌이나 상닌 사령관, 암부 총대장, 그리고 호카게 자리에 도전하고 있어." 그는 자기 주변에 앉아 있는 여러 예비 닌자들을 향해 손짓했다. "난 두 분야 이상의 전문가 후보들을 모으고 부상이나 살인 시도 없이 최소 1년 동안 모두를 단결시켜야 해. 난 정보부," 이노이치는 경례 자세를 취했고, "암부," 나츠미는 팔짱을 낀 채 손가락을 흔들었으며, "일반적인 중닌 및 상닌 후보들," 쵸자와 시카쿠가 둘 다 고개를 끄덕였고, "추적 전문으로 쌍둥이들이 있고, 우치하 후카쿠가 경무부대야. 모두 대부분의 우치하가 결국 거기에 속한다는 걸 아니까."

"지금 생각하니까," 나츠미는 크고 사악한 미소와 함께 다시 끼어들었다. "그건 미나토 군이 나뭇잎 역사상 가장 큰 그룹으로 가장 오랜 기간을 시도해 봤다는 뜻이야. 졸업했지만, 우치하 사마와 휴우가 쌍둥이는 여전히 연락하고 있으니까. 게다가 우리들 대부분이 미래의 당주잖아."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쿠시나의 놀란 시선 아래에서 부끄럽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미래의 4대를 보고 킥킥 웃었다. 그녀는 두 사람이 분명 서로에게 끌리고 있다고 확신했다.

드디어 정신을 차리며, 쿠시나는 방금 들은 정보를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것과 연결하며 정리하기 시작했다. "잠깐, 그러면 하닌 팀들은? 이미 각자 전문 분야를 골랐으면, 누가 무슨 팀에 정해지는지 영향을 끼치지 않아?"

"뭐, 그렇지." 대부분의 설명이 끝난 듯하자, 시카쿠도 한 마디 했다. "특수분야* 후보들은 정신적 건강을 확인하고 본격적인 훈련을 대비해 실력을 다듬기 위해서 은퇴한 암부나 헌터 닌자가 지도 상닌으로 임명돼. 추적이 포로 진압보다 쉽다 보니까, 추적팀들의 경우에는 서포터 계열의 상닌이나 현역 추적 닌자가 걸려. 정보부의 경우에는 엄청난 양의 서류 처리를 위해 책상 뒤에 갇히기 전에, 일반적인 팀에 편성돼서 실전 경험을 좀 해. 나머지들은 보통 서포터 계열이 되는 경우가 많다 보니, 대충 그 비슷하게 나누어져."

쿠시나는 그 모든 것에 대해 한 5초 정도 생각한 후 폭발했다. "잠깐, 그렇단 건 난 호카게에 도전할 수 없다는 거잖아!"

"아니, 넌 아직 괜찮아." 나츠미는 그들 그룹이 다른 학생들이나 선생님들의 주목을 끌까 봐 재빨리 입을 열었다. 남들의 관심은 그녀의 희망 분야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난 암부에 도전하잖아, 기억 안 나? 그들은 하나같이 좀 괴짜로 알려져 있으니까, 그쪽 후보와 어울리는 건 꽤나 가산점이 붙어. 경무부대나 환술 전문일 미코토 짱이랑, 암부 후보인 내가 있으니까 넌 최소 자격 조건을 만족해. 특히 작년의 대부분을 셋이서 같이 보냈으니까. 우리랑 계속 어울리면서 미코토 짱과도 계속 만난다면 괜찮을 거야."

그녀는 또다른 생각이 떠오르자 킥킥 웃었다.

"비록 환술 전문가와 일반적인 상닌 후보를 데리고 하긴 하셨지만, 그게 바로 3대님이 하신 방법이야. 넌 그냥 똑같은 걸 쿠노이치하고만 하는 거지. 나라 일족의 최악의 악몽인 팀이야."

시카쿠는 나츠미의 갑자기 빛나는 눈동자에서 시선을 떼지 않은 채, 공포에 눈을 크게 뜨고 입을 벌렸다.

쿠시나는 입을 딱 벌린 채 그녀를 일 분 가까이 바라보았다. 미나토를 향한 그녀의 일방적인 라이벌 의식은 2학년 중반쯤에 사그라들었지만, 그녀는 여전히 때때로 대련에서 그를 이기려고 노력했다. 그가 직접적으로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그녀와 같은 목적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은 그녀의 경쟁심에 다시 불을 붙이기에 충분했다. 소녀가 호카게가 되기 위한 자신의 첫 걸음의 성공에 대해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큰 목소리로 소리지르자, 나츠미는 소리 내어 웃었고 소년들은 귀를 막았으며 깜짝 놀란 시카쿠는 의자에서 떨어졌다. 그 후 쿠시나는 자신이 어떻게 무슨 일이 있더라도 미나토보다 먼저 호카게가 될 건지에 대해 열정적인 연설을 펼쳤다.

그녀는 자신의 말에 배신당했다는 표정을 지은 후배를 자연스럽게 무시했다. 그녀는 점점 그것에 능숙해지고 있었다.

'생각해 보니까,' 조금 뒤, 매우 지각한 임시 선생님이 드디어 교실에 들어와 전쟁 포로 취급 규정에 대해 연설을 시작하려다가, 쿠시나가 솜씨 좋게 숨긴 철사를 밟고 끈적거리는 깃털에 얼굴이 파묻히는 모습을 보며 나츠미는 혼자서 생각했다. '전쟁 상황에서 볼 때 나루토와 쿠시나는 말도 안 되게 큰 차크라 용량 덕에 인술 전문가 자격도 있지만, 두 사람의 장난 실력이면 함정 전문가로서도 합격이네.'

하지만 나루토가 그의 어린 시절 내내 받았던 질시를 고려하면, 당시의 나뭇잎은 평화로웠던 만큼 그 성취들에 대해 소년은 몰랐을 것이라고 그녀는 확신했다. 당장 마을 밖에 전쟁이 있는 게 아니었으니, 하다못해 속임수에 가장 능한 학생들을 골라내기 위한 암부 스카우터들도 없었을 테니.

(ooo000ooo)

계획이 완전히 어긋났다.

선생님들이 하나같이 그녀가 평범한 아카데미 학생 이상의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실수로 드러내게 하려고 시도 중이었다. 나츠미는 두 번 정도 말을 돌리고 갈수록 날카로워지는 질문들에 거짓말로 둘러댄 후에야 그들의 목적을 깨달았다.

그녀는 10분 정도 패닉한 후에야 진정하고 침착하게 생각했다. 분명 누군가 그녀가 쿠시나에게 아카데미의 진짜 성적 산출 방식을 설명하는 것을 엿들은 것이겠지만, 그녀를 상대하는 느슨한 방식을 보아 일부밖에 듣지 못한 듯 했다. 다행히 선생님들은 그녀가 그저 그들의 예상보다 눈치가 빠르고, 그렇기에 너무 높은 목표를 잡은 것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래도 곤란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남은 아카데미 생활은 다섯 달. 이제 와서 포기할 생각은 없었다. 그녀는 아카데미 '시험'에 불합격한 암부 후보생들에게 잠입 전문가 자격이 주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그녀가 원하는 것은 암부였다. 이노이치는 전생의 기억들이 현재의 삶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하면, 목표를 정해서 거기에 집중하라고 말했고, 그녀는 밖으로는 암부라고 말하고 속으로는 미나토와 쿠시나의 생존으로 목표를 잡았다.

암부는 그녀가 전생에서 원했던 것과 비슷했다. 그녀는 특수분야에 끌렸다. 하지만 미국 육군에서, 여성들은 전투 참여가 제한되어 있었다. 닌자 마을들은 쿠노이치의 임신 가능 여부를 상대적으로 적게 신경 썼는데, 그 이유는 그들 모두가 졸업 후부터 츠나데가 직접 개발한 호르몬 억제제를 복용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또다른 약을 먹을 때까지 – 살아남는다면 – 여성의 월경 주기를 동결시켰다.

나츠미는 그녀가 성 고정관념과는 별개로 전생에 훌륭한 병사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언제나 명령을 따랐고, 필요하다면 싸웠으며 온갖 일을 말로 해결했지만, 그녀는 성별 때문에 할 수 없던 일들이 몇 가지 있었고 그에 자존심에 상처를 입었다. 그녀는 자신이 지금 실패하더라도 졸업 후에 다시 암부에 지원할 수 있다는 사실 또한 알았지만, 그것은 그녀가 오랜 기간 동안 잠입이 가능할 정도로 '성숙'해진 후에만 가능할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기서 얼마나 더 성숙해질 수 있는지 확신이 없었다.

그냥 포기하고 잠입 전문가 자격증에 만족하는 것을 제외하면, 그녀는 암부 자격을 얻기 위해 물러나지 않는 것 내지는 도망치는 것이 가능했다. 도망친다면 그녀가 암부 자격을 받을 정도로 빠르고 약삭빠르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겠지만, 결과적으로 도전에 실패한 것이니 그대로 잠입 전문가 자격으로 끝날 가능성이 있었다. 다른 방법은 훨씬 힘들겠지만, 암부 자격을 확실히 얻어낼 수 있을 것이었다. 물러나지 않는 선택지는 또한 정보 수집과 밀고하는 것 또한 포함했는데, 둘 다 애초에 그녀가 완전히 실력을 확신치는 못하는 분야였다. 그녀는 누군가가 그녀에게 고약한 장난을 치고 있으며, 그녀는 갑작스런 주목에 진심으로 당황하고 있다고 교사들이 믿게 만들어야 했다.

중닌들이 상대인데, 말이야 쉬웠다.

\V/

…어쩌면 그 행동들은 나츠미가 생각한 것처럼 방해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진심으로 말하는데, 예비 닌자들을 훈련시키는 기관치고는 왜 이렇게 숨어들기 쉬운 거지?

몇 가지 자물쇠들과 함정들은 잠시 그녀를 멈추긴 했지만, 대부분 그녀가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한 5분 정도 관찰한 후에야 해제할지 피할지를 결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모든 방을 일일이 조금의 위화감이라도 있는지 확인하는 게 시간을 낭비하는 행동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지금 괜히 서두르다가 일을 망치는 것보다야 나았다.

현재 시간은 오후였다. 밤은 너무 뻔한데다가, 고아원은 통금 시간이 있기 때문이었다. 통금이 있는 것도 창피한데, 그걸 어겼다는 게 걸린다면 고아원에서 얼굴도 들지 못할 것이었다.

또한, 그녀가 가진 가장 어두운 색의 옷을 입은 그녀의 몸을 숨기기에는, 해질 무렵 길어진 그림자 속이 더 편했다. 교사들을 피해 숨어드는 것은 그녀가 지난 2년하고도 반 사이에 충분히 자주 한 행동이기에 별로 어렵지 않았다.

애초에, 발동하기도 전에 벗어날 수 있는 함정에 왜 굳이 걸려줘야 하나?

운 좋게도, 그녀의 학년 담임 선생님은 이미 퇴근한 후였다. 운이 나쁘게도, 히루키 선생님은 서류를 어떻게 보관해야 하는지 잘 아시는 듯 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미리 자신의 계획을 나머지 아이들에게 알려준 후에 도전했다.

쿠시나는 그들의 조언과 호카게 자격 조건 설명이 그녀의 친구의 목표 달성을 방해했다는 사실에 경악하며, 그것을 고치는데 도움이 되고자 그녀의 손에 잡힌 모든 것을 나츠미에게 건네주었다. 그 중에는 아마 소녀가 넘겨줄 생각이 전혀 없었을 봉인술 두루마리들도 있었다.

나츠미는 그 사실을 쿠시나에게 숨긴 것이 매우 미안했지만, 그녀는 미나토가 자기 아들에게 사용한 술식을 만들 정도로 지라이야에게 배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지라이야는 아직 봉인술의 마스터*가 아니었다. 쿠시나가 도왔을 수도 있지만, 나루토에게 구미를 봉인한 술식은 아마 급하게 만들어졌을 것이라고 나츠미는 반쯤 확신했다.

미나토는 분명 머리가 좋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취약했다. 나츠미는 그녀의 미래의 호카게가 다른 해답을 내거나 스스로를 희생하지 않을 방법을 찾는 것을 도울 수 있을 정도로 봉인술을 배울 생각이었다. 그 가족 중 누구도 그런 결말을 받을만하지 않았다.

현재로서는, 작고 간단한 술식이 한계였다. 대부분 이미 존재하는 술식을 베끼는 정도였다.

쿠시나의 연습용 술식 중에서 발견한 차크라 흡수 술식을 조심스레 붙이며, 나츠미는 히루키 선생님이 학생 기록을 보관하는 찬장을 지키고자 대충 베낀 경보 술식의 차크라를 빨아들였다. 술식이 해제되어 평범한 종이 쪼가리로 전락하자, 그녀는 일이 끝난 후 다시 발동시키기 위해 미코토에게서 빌린 특별한 쿠나이로 조심스레 그것을 떼어냈다. 히자시가 빌려준 장갑이 어디에 걸리거나 차크라 흔적을 남기지 않을 정도로 크기가 잘 맞는지를 확인하며, 그녀는 쿠나이를 찬장 문 사이의 틈에 끼워 넣어, 숨겨진 함정이 있는지 가르쳐줄 금속끼리 부딪치는 소리를 들으려 노력했다.

들리는 것이 와이어 함정 – 쉽게 대체할 수 없는 민감한 정보임을 고려할 때 아마 투척형일 것이다 – 하나뿐이자, 나츠미는 쿠나이를 그녀의 왼팔 아래에 끼운 후 천천히 조금씩 문을 열었다. 그녀는 나무 칸막이 사이 깊숙이 숨겨진 반짝이는 금속이 수리검 발사 장치임을 눈치챘다. 발사 위치는 일반적인 어른의 심장 부위여서, 작은 아카데미 학생에게는 머리 위를 그대로 지나칠 정도였다.

찬장 뒤쪽에 숨겨진 제동 기구와 트립 와이어(※눌리면 함정 등을 발동시킴)로 볼 때, 발동을 막으려면 긴 후크가 필요할 듯 했다. 그녀에게 없는.

뭐, 어쩌면 와이어를 사용해서 트립 와이어를 누를 걸쇠를 들어올리면 될지도 몰랐다.

소식을 들었던 후카쿠는 그녀의 실수에 코웃음을 쳤었지만, 그의 일족이 선호하는 고품질의 와이어 한 묶음을 넘겨줬었다. 쉽게 숨길 수 있을 정도로 가볍고, 컨트롤하기는 약간 어렵지만, 평범한 것에 비하면 훨씬 튼튼했다. 그것은 현재 그녀의 오른 손목에 감겨 있었다.

남에게 신경 쓰지 않는 척하지만, 놀랍게도 우치하 일족은 은근히 도움을 주는 편이었다.

그 유연하고 날카로운 금속을 길게 늘어뜨리며, 그녀는 왼손으로 찬장 문을 연 채로 오른 손으로 걸쇠에 올가미를 쳤다. 그녀는 그것이 안전하게 해제되는 소리가 들릴 때까지 천천히 들어올렸다.

그 이외에 딱히 보이는 것이 없자, 그녀는 천천히 찬장 문을 끝까지 열었고, 아무것도 그녀에게 날아오지 않자 마음속으로 친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일단 열자, 그녀의 기록을 찾는 것은 터무니없이 쉬웠다. 1학년 때 쿄코라는, 희미하게 기억나는 한 쿠노이치 훈련생의 불평 몇 개가 있었다. 같은 해의 특출난 염탐 시도에 대한 메모 하나. 2학년은 중요한 건 한 가지 밖에 없었는데, 그건 전술적 계획과 군중 통제에 대한 이해력에 관한 것이었고, 아카데미 생활 중 임의로 정신 건강 검진을 하는 야마나카 일족의 누군가가 쓴 듯 했다.

다행히도, 그녀는 한 번도 그녀의 정신 건강 때문에 이노이치의 친척을 만날 일이 없었다.

3학년 기록이 문제의 리포트를 가지고 있었다.

다행히도, 그들을 엿들은 건 교사가 아니었다. 하지만 보고자가 누군지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었다. 미래에 다른 사람들이 그녀의 기록을 확인해야 하고 이런 기록은 답보다는 질문을 낳는 만큼, 잠시 혼란스러워한 나츠미는 곧 순간적인 결단을 내렸다. 신속하게 미나토, 이노이치, 쵸자와 시카쿠의 기록을 꺼낸 그녀는, 쿠시나가 그녀에게 필요한 것들을 다 베끼라고 건네준 두루마리 하나를 꺼내며 쿠시나의 기록을 힐끔 쳐다봤다.

그녀의 두루마리는 다른 일족 아이들처럼, 그녀의 일족의 상징이 두루마리 중심의 막대의 양 끝에 찍혀 있었다. 나머지 아이들과는 달리, 그것은 우아한 서체의 문자들로 완전히 뒤덮여 있었다. 우즈마키가 봉인술의 대가임을 잘 아는 만큼, 그녀는 쿠시나의 허락 없이 그것을 만질 생각이 전혀 없었다.

현재 하는 일에 집중하고자 머리를 흔들며, 나츠미는 기록을 베끼고, 다시 말아서 정리한 후, 자기 행동의 흔적을 지우기 시작했다.

수리검 함정을 다시 설치하는 것만이 그녀가 약간 불안해한 부분이었지만, 보아하니 찬장 문이 닫히면 알아서 재무장하는 듯 했다. 그녀는 그녀 자신, 방금 훔친 5개의 두루마리어치의 기록, 친구들이 빌려준 도구들, 그리고 교무실을 마지막으로 한 번 둘러본 후, 원래 붙어 있던 비뚤어진 방향으로 다시 경보 술식을 찬장에 붙였다. 쿠시나의 차크라 흡수 술식을 다시 그 위에 올린 후, 그녀는 흡수되었던 히루키 선생님의 차크라를 다시 내보내 경보 술식을 재가동시켰다.

마지막으로 한 번 주변을 살핀 후, 나츠미는 – 이제 교무실의 문은 모든 침입자들에 대해서 암부에게 알리도록 함정이 설치되었으므로 – 창문 밖으로 조심스레 탈출했다. 이 창문은 특정한 인술로만 열렸는데, 후카쿠가 운 좋게도 그날 아침 그가 최근에 발동한 사륜안으로 베낀 후 그녀에게 알려준 것이었다. 그녀는 나라 가의 사유지에서 만나야 할 이들이 있었다.

(ooo000ooo)

아카데미 교무실을 비추던 수정구가 꺼지자, 사루토비 히루젠은 소리 내어 가볍게 웃었다. 소녀가 떠난 이 없었다. "왜 내게 이걸 알려줬는지 알겠네. 주목할만한 쿠노이치군. 최근에는 꽤나 다양한 재능들이 떠오르고 있지 않나."

삼대가 꺼져가는 곰방대를 피우는 동안 상대방이 고개를 끄덕였다.

"현재 제 기대주 중 하나이며, 방금 전의 깔끔한 작전 수행 하나만 봐도 나중에 저 아이가 암부에 입대하는 데 전혀 불만이 없습니다." 수정구에서 눈을 떼며 호카게와 눈을 마주친 채, 곰 가면을 쓴 남자는 대답했다. "저희가 저 아이와 다른 몇 명을 졸업 몇 달 전에 데려가는 것에 이의가 있으십니까?"

"최소한 여섯 달 정도는 하닌 팀 경험을 쌓게 하고 싶네만, 왜인지 자네도 전쟁도 그렇게 하지 못하게 할 것 같군."

"아이들이 소리소문 없이 저희 세계로 사라지진 않을 겁니다, 사루토비 사마. 첫 2년 정도는 친구들과 계속 연락할 수 있도록 확실히 하겠습니다." 남자는 가면을 벗으며 보통 고위 관리들을 위해 비워진 의자에 앉았다. 흉터가 남은 입술이 비뚜름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저 아이는 지난 5년만에 처음으로 아카데미의 암부 도전을 성공했습니다. 알면서도 말이죠."

히루젠은 곰방대를 다시 피우려다 말고 눈을 깜박였다. "그 과제를 모르면서도 성공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건가?"

호카게는 모든 것을 알고 동요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사루토비는 그의 놀람을 에게서까지 숨길 생각은 없었다. 그들은 이제 꽤나 오랜 세월을 함께 일한 사이였다.

"나라 일족입니다." 호카게가 불을 붙이는 동안 남자는 대답했다. 그 이름만으로도 대답이 되었고, 삼대의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은 이해하는 모습으로 변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실력을 감췄다고 인정하지만요. 암부는 그들에게 너무 귀찮은 일입니다. 나머지 거의 모든 암부 후보생들은 도망치거나, 숨거나, 거짓말로 둘러대려 하고 결국은 얼마나 못했는지에 따라 탈락하거나 재평가되죠. 물러나지 않고 마지막 시험의 답을 찾으려고 한 마지막 후보생은, 저였습니다."

"저 아이가 자네의 뒤를 잇기를 바라는군."

"탓하실 수 있습니까? 메스지는 아카데미 학생치고는 훌륭합니다."

남자는 초조한 표정으로 나라 가 사유지의 방향으로 손을 흔들었다. 소녀가 그곳에서 나미카제의 작은 그룹의 친구들과 함께 있고, 그녀의 암부 대장 후보인 늑대가 그녀를 미행하고 있음을 그는 알고 있었다. 늑대는 후보 교육을 맡게 된 세 암부 중 하나였으며, 그들 중 유일하게 아카데미 도전을 성공한 학생이 배정되었다. 만약 소녀가 질문 파트까지 통과한다면, 곰은 늑대에게 소녀에 대해 자랑할 권리가 생길 것이었다. 그의 생각을 파악한 호카게의 흥미롭다는 표정을 무시하며, 그는 말을 이었다.

"저 아이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방금 보신대로 작전을 계획하는 실력도 좋습니다. 잠행 실력과 임무 중 상황 대처 능력도 나쁘지 않습니다. 차크라 컨트롤은 좀 더 노력해야겠지만, 체술 실력은 좋고, 괜찮은 차크라 용량에, 침이나 쿠나이를 제외하면 투척 시 안 좋은 습관이 있긴 하지만 명중률도 뛰어납니다. 꼼꼼하고 조용하며 자기 친구들에 대해 독점욕이 강하고 그들을 보호하려 들죠." 여기서 그는 잠시 멈췄고, 그의 웃음 사이로 송곳니가 살짝 드러났다. "더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면 스토커처럼 들리겠군요. 중요한 건, 호카게 님, 저희는 저 아이의 2학년 시절 대부분을 지켜봤다는 겁니다. 시간이 흐르면 좋은 암부가 될 테고 충분한 도움이 있다면 더 좋은 암부 총대장이 될 겁니다."

"다른 아이들은 언급하지 않는군 그래."

"별로 나쁘지 않습니다. 몇 명은 훈련생 수준에 도달하는 데 심각한 도움이 필요하겠지만, 메스지의 잠재력을 가진 사람은 없습니다. 괜찮은 녀석들이 몇 있긴 하지만, 일족 출신이라서요. 그쪽은 특별 허가가 필요합니다." 남자는 낮은 목소리로 짜증난다는 듯 답했다. 어떤 학년이라도 최상위는 보통 일족 아이들이었다. 따로 훈련과 교육을 받기 때문이다. 나미카제 소년처럼 친구들을 끌어들여 그룹을 만들지 않는 이상, 보통 반 순위는 일족 아이들에게 유리했다. "나머지는 암부에 적응시키는 데 일반적인 관례대로 하면 되지만, 메스지는 간단히 꿰뚫어 볼 겁니다. 그 아이는 영재 관례대로 해야 합니다."

삼대는 연기를 내뿜고 후회 섞인 한숨을 쉬며 그의 책상 위에 있는 소녀의 진짜 기록을 향해 손을 뻗었다. 전쟁 중에 죽는 수를 고려하면, 나뭇잎은 더 많고 더 실력 있는 암살자들이 필요했다. 목표물을 처리하기 전까지 그녀의 어린 나이와 성별로 실력을 감출 수 있는 메스지 나츠미는 좋은 암살자가 될 테였다. 그가 여러 서류들을 현 암부 총대장에게 건네며 느낀 유일한 후회는, 이 아이들이 얼마나 뛰어난 닌자가 될 지 그가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었다.

그들은 특수분야의 그림자 속에서 죽거나, 가면을 벗었을 때에는 실력 이외의 것들도 감추기 시작할 테니.

(ooo000ooo)

"그거 이상한데." 나츠미의 아카데미 침입 도중부터 따라온 듯한 그림자가 들을 수 있도록, 나라 시카쿠는 소리 내어 말했다.

히자시는 소녀가 시야 안에 들어왔을 때 그녀를 따라오는 닌자를 눈치챘고, 그녀가 도착하기 전에 미리 나머지 일행들에게 경고를 했었다. 나츠미 본인은 히아시가 눈짓을 해줄 때까지 눈치채지 못했다. 그녀는 약간 창백해졌지만, 그녀가 빌린 도구들과 훔친 정보를 주인에게 나눠주었다. 그 닌자가 얼마나 오래 있었는지에 따라, 그는 그녀가 현역 닌자의 도구들을 가지고 정보를 훔쳤음을 알고 있을 것이었다.

현재 그들은 각자 자기 정보를 잠깐 훑어본 후 나츠미의 기록을 읽으며, 그녀의 암부 도전을 망칠 뻔한 일이 무엇이었는지 알아내려 하고 있었다.

미나토는 그의 뺨을 긁적이며 주변의 창백하거나 긴장한 얼굴들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

"어느 정도가 적당히 어렵게 생각하는 건데? 우리 상대는 중닌이야, 미나토 군." 쵸자는 과자 봉지로 반쯤 뻗은 손을 멈추고, 금발의 소년에게 말했다. "나츠미 짱이 이미 생각보다 들어가기 쉬웠다고 했으니까, 아마 미리 나츠미가 자기 기록을 찾으려고 시도할 걸 알고 있었을걸. 선생님들은 이걸로 나츠미의 실력을 파악하려고 한 걸지도 몰라."

잠시 침묵이 이어지다가 갑자기 후카쿠가 으르렁댔다. 그의 까칠한 표정이 한순간 붉게 빛난 눈동자와 함께 짜증난 모습으로 변했다. "혹시 이게 나츠미 상의 마지막 시험이라면?"

다들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앉아 있자, 시카쿠가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암부 후보생들이 누구보다 먼저 시험을 본다는 건 모두들 알고 있고, 암부 도전의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면 누구나 졸업 전 3개월의 복습을 예측하지, 3학년 중반을 떠올리진 않을 거야. 우린 아직 속성 인술에 관한 전투 전술을 배우고 있는걸."

"하지만 그건 불공평해." 쿠시나가 인상을 찡그리며 끼어들었다. "그럼 암부 도전자들은 아카데미를 졸업하는 누구보다도 적은 교육을 받는다는 뜻이잖아."

"그게 요점이다, 우즈마키 상." 깊고 걸걸한 목소리가 붉은 머리 소녀의 말을 끊었다. 소년 소녀들은 하나같이 휙 돌아보며 각자 무기로 손을 향했다.

붉은 줄무늬의 늑대 가면을 쓴 남자가, 나츠미가 놀라 움직이기 전까지 앉아 있던 곳 바로 뒤에 무릎을 구부린 채 있었다. 그는 그들의 반응에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며, 몇몇 아이들이 부끄러움에 얼굴을 붉히게 한 후, 똑같은 고저 없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암부에서는, 임무에 필요한 훈련이나 기술이 없을 수도 있고 잠입 임무 중에는 얼마든지 형세가 악화될 수 있다. 우리는 합격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메스지 상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할 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소녀는 남자를 보며 눈을 깜박였다. 그녀의 심장은 여전히 요동치고 있었고 그녀의 신경은 곤두선 채였다. 그가 얼마나 간단히 그녀와 아이들에게 몰래 다가왔는지, 그리고 스스로를 드러내기 전에 얼마나 가까이 왔는지. 정말 말도 안 되는 수준의 실력이었다. "그래서… 얘들이 절 도와준 것 때문에 곤란해지나요?"

"통과했는지 안 물어보는 건가?"

나츠미는 또 눈을 깜박인 후, 답답함에 그를 향해 인상을 찡그렸다.

"그게 지금 문제가 아니잖아요. 지금 얘들이 저 때문에 난처해졌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제가 통과했는지 아닌지가–!" 그녀는 외치다가 말을 자르며 눈앞의 남자를 관찰한 후 생각의 방향을 바꿨다. 상식이 패닉을 뚫고 나온 것이었다. "언제부터 절 미행했죠?"

가면의 남자는 한 번 코웃음을 쳤다. "좋은 대답이다. 이제 메스지 상은 나를 따라오고, 아카데미에서 훔친 정보도 함께 가져와라."

후카쿠는 서류들을 정리하며, 암부에게 등을 돌린 채 사륜안을 잠깐 빛내 내용을 모조리 외운 후에야 나츠미에게 그것을 건넸다. 나츠미는 고마움의 의미로 고개를 끄덕이며 두루마리들을 받았다. "준비 됐어요, 늑대 상."

늑대 가면의 남자는 고개를 끄덕인 후 한 번의 유려한 움직임으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나츠미는 자신보다 훨씬 더 부드러운 움직임을 보며, 어떻게 이 암부가 하고 많은 사람 중에 휴우가에게 몰래 다가올 수 있었는지 이해했다.

'극단적인 운동 능력의 최고봉.' 나츠미는 두루마리들을 품에 안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나도 거의 비슷해, 직업 군인이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나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미나토는 나보다 더 저런 모습에 가까워졌어.'

대부분의 닌자들이 그 정도의 능력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운동과 훈련밖에 방법이 없을 것이다. 차크라는 그저 몸의 손상을 막을 뿐이었으니. 문제는, 그녀는 자신이 이러한 삶의 방식에 필요한 만큼의 훈련을 하지는 못했다고 반쯤 확신했다. 그녀가 한 훈련은 차크라의 보조가 없던 삶을 기초로 해, 닌자에게 필요한 세세한 근육 통제와 개별적인 근육의 발달보다는 통합적인 지구력과 체력의 발달에 집중했다.

'간단히 말해서,' 소녀는 순신의 술로 이동하려는 암부의 손을 잡으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야.'

\V/

교사들에게 그녀에 대해 물으면, 메스지 나츠미는 병원에 있다는 대답만이 돌아왔다. 그녀는 그 때의 만남 이후로 두 달하고도 반이 지나서야 아카데미로 돌아왔으며, 그 때에 비해 더 창백하고 마른 모습이었다. 쿠시나가 소녀가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았던 유일한 이유는, 그녀가 사라지 그녀가 잃어버렸던 – 나중에 생각해보니 나츠미의 암부 도전 당시 그녀가 빌려주었던 – 봉인술 두루마리들이 그녀에게 돌아왔기 때문이었다.

미나토와 쿠시나가 걱정하는 선생님에게서 소녀를 납치해 오기 전에도, 소녀가 이미 단순히 기진맥진한 정도가 아니란 것은 뻔히 보였다.

쿠시나는 혹시 지난 번 암부처럼 엿듣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미토 님 아래에서 배운 프라이버시 술식 하나를 발동시켰다. 그리고 땅에 뻗은 소녀를 향해 지난 두 달간 느낀 모든 걱정을 터뜨리듯이 외쳤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나츠미 짱?"

"윽."

"흠… 별로 대답이 안 되는걸." 쵸자는 가볍게 말하며 소녀의 팔을 잡고 그녀의 몸을 일으켰다.

나츠미는 손을 저으려다 말며, 자세의 변화에 어지러운 듯 쵸자의 팔에 기댔다. "좋은 소식, 나쁜 소식."

"좋은 소식부터 말해줄래, 나츠미 짱." 쵸자가 그녀가 앉아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돕는 동안, 창백한 얼굴의 시카쿠가 조용히 말했다.

대답으로 고개가 한 번 끄덕여졌다. 3학년 초반에 그녀가 자주 내뱉던 짖는 듯한 웃음소리와 너무나 달랐다. "좋은 거. 와 암부, 문제 없음."

"아마 선배는 암부 자격 조건을 달성하고, 우린 잘못이 없다는 걸로 결론이 났다는 것 같은데." 모두들 혼란에 빠진 잠깐의 침묵 후, 미나토가 그녀의 말을 해석해주었다.

"나쁜 소식은?" 이노이치는 소녀의 한쪽 팔을 콕 찌르며, 소녀의 온몸을 빠짐없이 뒤덮은 멍들에 움찔했다.

"나쁜 거… 와 암부. 이노이치 이 자식아."

시카쿠는 예전의 그녀처럼 짖는 듯한 웃음소리를 냈지만, 그건 웃음보다는 걱정과 냉소에 가까웠고, 그 소리는 몸이 반쯤 기울어진 나츠미를 깜짝 놀래켜 옆으로 쓰러지게 만들었다. "후회하기엔 좀 늦었어, 나츠 짱."

몸을 세우는 것을 포기하며, 소녀는 한쪽의 초록색 눈을 뜬 채 땅에서 소년을 노려보았다. "알아, 시카 군. 말 뜻은 시간이 없다고."

그녀는 눈을 깜박인 후, 좀 더 편한 자세를 찾아 몸을 틀었다. 그녀의 수많은 멍들이 좀 덜 아픈 자세로.

"그리고 아파. 진짜 아파."

쿠시나는 여전히 걱정하며 주변을 서성거렸다. 나츠미를 만지는 건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았다. "어, 병원으로 데려가 줄까? 너 지금 별로 안 좋아 보여, 나츠미 짱."

"지금은… 자유 시간 있어. 그 비슷한 거." 누워있었더니 좀 나아진 것 같자, 나츠미는 조심스레 다시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멍도 멍이 든 상태였고, 그녀는 그게 실제로 가능하다는 사실에 잠깐 놀랐다. 누가 알았을까? "쓸데없는 아카데미. 어떻게 된 건지 너네 알려주려고 죽는 줄 알았는데, 학교도 가야 돼? 불공평해."

"선배? 이제 슬슬 제대로 된 대답 좀 듣고 싶은데요." 미나토는 소녀의 어깨를 잡고 그녀와 눈을 맞췄다. "제발, 선배."

"알았어, 미나 군. 늑대 대장이 날 곰 상이랑 다른 후보생 몇 명한테 데려갔어. 곰 상이 나더러 잘했지만 실수했다고 말했어. 차크라 감지랑 컨트롤이 약하고, 상황인식 능력도 딸린대." 이렇게 피곤할 때 어깨를 누르는 건 학교와 암부 훈련을 같은 날 하는 것만큼이나 불공평했다. "그리고 훈련했어. 새벽은 다람쥐 상이랑, 체술하고 반사신경 훈련. 아침은 늑대 대장이랑, 이상한 거 투척 훈련. 점심 전에는 학 상이랑 명상하고 인술 훈련. 오후에는 여러 가지 했어, 이론이나 응급처치 같은 거. 가면 쓴 상태로. 그리고 반복. 두 달 동안 말야, 후배*."

'늑대 대장?' 시카쿠는 속으로 혼잣말을 했다. 그리고 그의 머리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하자 그는 자신을 발로 한 대 차고 싶었다. "잠깐, 그러니까 지 훈련을 했다는 거야? 다른 사람들이랑? 다른 암부랑?"

"으응." 나츠미는 또 옆으로 쓰러지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는 데 성공했다. "돌아오려면 발전. 늑대 대장이랑 대련에서 버텨야 해. 아파. 하지만 왔어."

소녀가 드디어 의식을 놓자, 이노이치는 얼굴을 찌푸렸다. 그의 최선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소녀는 이게 현실이라고 완전히 확신치 못했고 자신이 살던 죽던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녀가 오래 전에 보고 느낀 것들을 알고 있는 만큼 그녀를 탓할 수도 없었다. 문제는 그것 때문에 그녀가 더 무모하게 행동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그녀가 그와의 마지막 테라피 때, 이게 이상한 꿈인지 아닌지는 별로 상관이 없어졌고 그들을 다 좋아하며 아무도 – 심지어 우치하 사마도 – 다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고백하지 않았다면, 그는 그녀가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아마 지금도 약간 그런 끼가 남아 있을 테지만, 그는 암부가 그녀의 이미 아슬아슬한 정신에 줄 충격이 걱정이었다.

아니면 도움이 될까? 그는 왜 그녀가 자신을 욕했는지 이해했다. 그녀한테 목표를 정하라고 한 것은 그였으므로.

하지만 장애물들을 뛰어넘어 이 길을 선택한 것은 그녀 자신의 의지였다. 그녀의 옛 삶에 비해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삶은 그녀가 현실을 더 많이 받아들이게 할까, 아니면 과거의 안 좋은 습관으로 돌아가게 할까?

\V/

그들의 3학년의 마지막 세 달 동안 아카데미는 차례차례 더 실력 있는 학생들을 떠나 보냈다.

각 분야마다 그들의 후보생들이 더 이상 교실에서 배울 게 없다고 생각하면, 그들을 그대로 교실에서 끌어내 이미 있는 팀들에 끼워 넣어 현장 경험을 위해 전쟁터로 보냈다. 몇몇은 하얗게 질리고 조용해져서 아카데미에 돌아왔고, 나머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병결'로 처리된 학생들이 사실 이미 졸업해서 각자의 진로를 나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일반인 가정 출신 아이들 모두가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학년 말 즈음에는 교실은 반쯤 비어 있었고 소문은 무시하기 힘들었다.

메스지 나츠미는 졸업 두 달 전에 완전히 아카데미를 떠난 후, 왼팔에 써클렛을 차고 기진맥진한 표정을 지은 채 마을 어딘가에서 한두 번 목격된 게 전부였다.

우즈마키 쿠시나는 졸 전에 아카데미를 떠났고, 무슨 긴급한 사정으로 미토 님 아래에서 수업을 듣고 있다는 소문이 퍼졌다.

나미카제 미나토는 졸업 한 달 하고도 삼 일 전에, 야마나카 이노이치와 두 사람 다 잘 모르는 쿠노이치 한 명과 함께 한 유명한 백발의 삼닌에게 끌려 나왔다.

그들 그 실제로 아카데미 졸업 시험을 치른 건 나라 시카쿠와 아키미치 쵸자밖에 없었다. 두 사람은 통과한 직업 하닌*과 상닌 후보*들과 함께 나누어져, 그들의 친구들을 쫓아 2차 닌자대전의 마지막 몇 해에 참전했다.


Vixen Tail님의 말: 나츠미가 어느 정도 정신이 나갔고 약간 미쳤다는 걸 부정하진 않을게요. 이 상황에서 누가 그렇지 않겠어요? 아뇨, 나아지지도 않을 거에요. 나츠미는 언제나 표면 아래에 약간의 의심을 품고 살아가겠죠, 그저 매 화마다 조금씩 나아질 뿐이에요.

여러분이 "오리지널 캐릭터들은 자기가 만화를 듣거나 보거나 읽은 것 때문에 미래를 알고 있다는 걸 밝히면 안 되잖아!"라고 외치기 전에, 나츠미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적은 휴식시간 사이에 자신이 읽었던 만화를 기억하긴 하지만, 그건 이노이치의 인술의 목표가 아니었어요. 이노이치는 그녀의 삶에 대해 알고 싶었었고, 그녀가 나루토를 봤던 건 마지막 전진 배치 직전이었으니까요.

네, 그녀가 아는 그 적은 내용이 미래에 그녀의 행동의 동기가 되겠지만, 당시에 아직 자신이 미쳤거나 환각을 보는 거라고 착각하던 때에는 그 내용을 그다지 실감하지 못했죠. 그리고 이노이치는 그녀의 고통스러운 죽음에 정신이 팔려서 그녀의 휴식 시간 활동을 눈치채지 못했어요. 그리고 죽음에 도달할 때까지 그렇게 오래 그녀의 정신 속에 있던 것도 아니었고요.

왜 아무도 나츠미를 신고하지 않았냐고요? 저도 확실히는 모르지만, 주로 그녀가 그들을 도와줬기 때문이에요. 그녀가 그들을 그저 그녀의 상상력의 산물이라고 믿었을 때도 말이죠.

(ooo000ooo)

작품 후기

카타*: 체술에서의 여러 가지 자세를 가리키는 말. 카타 연습을 한다 라는 건 여러 가지 자세를 차례대로 취하며, 그 자세를 몸에 익히고 체술이 부드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체술 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반심리학*: 자신이 바라는 것과 반대되는 생각이나 행동을 옹호함으로써 상대방을 자신이 바라는 방향으로 설득시키는 기술.

우치하 사마*: 이 소설에서 (일족의 성)사마는 좀 독특한 존칭입니다. 그 일족의 당주, 당모, 또는 차기 당주에게만 사용하는 표현이에요. 여기에서는 후카쿠가 우치하의 차기 당주였기에 사용한 거죠.

Pigtail pulling*: 어린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괴롭힘으로써 감정을 표현하는 것 내지는 이와 비슷한 태도. 이노이치만 알아들은 이유는, 나루토 세계관의 공용어는 일본어지만 나츠미는 영어로 말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츠미의 머릿속에 들어갔다 나온 이노이치만 이해할 수 있었던 거죠.

아이키도*와 시카이*: 나라 시카쿠의 어머님과 아버님이자, 나라 일족의 당모님과 당주님의 성함입니다. Vixen Tail님이 지어내신 인물들이기에 일단 표시를 했습니다.

우즈마키 공주*: 영미권 소설에서는 쿠시나를 우즈마키 일족 중에서도 종가 내지는 왕족 비슷한 취급을 합니다. 만화책에서 '츠나데 공주' 하는 것하고 비슷해요. 굳이 이 사실을 언급한 이유는, 이 때문에 훗날 나츠미가 선호하는 쿠시나의 별명이 '히메(공주)'가 되기 때문입니다.

특수분야*: 스파이, 유혹(?) 전문가들, 방해 공작 전문가들, 잠입 전문가들, 암부와 헌터 닌자 전부 등 쉽게 말해 '더러운 일'을 하는 이들을 통칭하는 표현. 닌자 마을의 그림자들입니다.

마스터*: 이 작품에서의 마스터는 일종의 호칭입니다. 어떤 수준 이상의 실력을 지닌 자들만 쓸 수 있죠. 예를 들면 가이 정도는 되야 체술의 마스터, 지라이야 정도는 되야 봉인술의 마스터란 느낌입니다. 원작에서 카카시도 사스케의 주인을 봉인한 적이 있지만, 그 정도로는 마스터란 호칭을 쓰기에는 부족한 거죠.

후배*: 같은 분야에서 자신보다 늦게 종사하게 된 사람 내지는 같은 학교를 나중에 졸업한 사람. 이건 앞으로 애칭 비슷하게 쓰입니다.

직업 하닌*: 상닌의 시험에 탈락한 하닌들. 나루토의 동기들로 치면, 27명의 졸업생 중 네임드를 제외한 18명. 이들은 하닌 부대(Genin Corps)에 포함된다. D랭크의 대부분은 이들이 담당한다. 지도 상닌 아래에서 배우는 하닌들이 수련을 하거나, C랭크 임무를 나가거나, 중닌 시험에 나가거나 해서 바쁠 때 자리를 채우는 이들이기도 하다. 이들이 중닌이 되기 위해서는 중닌 시험은 포기해야 하고 현장 승격(나루토의 하닌 승격처럼 시험이 아닌 현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승격하는 것)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이들은 10대 후반 내지 20대 초반쯤에 '은퇴'해서 일반인의 삶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일반인이라고는 하지만 차크라를 쓸 줄 아는 만큼 일반인보다는 건강하고 오래 산다.

상닌 후보*: 상닌 루트 하닌이라고도 부른다. 이쪽은 지도 상닌 아래에서 배우는 하닌들을 통칭한다. 직업 하닌의 반대인 셈. 나루토의 동기들 중에서는 나루토 본인 및 여러 네임드가 포함된다. 이쪽은 직업 하닌이나 중닌과는 다르게, 마을의 엘리트인 상닌으로 키워진다. 지도 상닌이 있다 보니 상닌 시험의 추천을 받기도 수월한 편. 이들은 마을의 얼굴이 되어서 마을 무력 자랑에 직접적으로 활용되며, 중닌 시험에 출전(마을 닌자 홍보)하는 것도 그 일면이다.

작품 줄거리에도 써놓았지만, Vixen Tail님의 허락을 맡고 번역을 하고 있습니다.

번역하는 내내 후카쿠를 죽이고 싶었습니다. 말투가 굉장히 어려워요. 기본적으로 정중한데 남을 깔보는 듯한 분위기를 살려야 하고, 하필이면 말하는 대상이 자기보다 어린 나츠미인지라 존댓말도 못 쓰니… 그렇게 치면 삼대 어조도 어려워요… 저 할아버지 말투를 어떻게 넣어야 하나… 늑대 말투도 마찬가지입니다. 원래 약간 더 정중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너무 딱딱하게 나온 거 같아요….

미코토는 사실 나츠미보다 두 살 연상입니다. 하지만 제 머릿속의 미코토는 친한 사람이 아니라면 존댓말을 쓸 것 같았기 때문에, 결국 연하에게도 존대를 하게 됐습니다. 물론, 친해지면 말 놓게 할 거에요. 참고로 나츠미는 누구에게나 반말을 할 것 같은 이미지인데, 후카쿠나 미코토는 별로 친하지 않은데다 연상이기에 존댓말을 사용합니다.

사실 암부 곰과 삼대의 대화 중에, 원문에서 곰은 "Mesuji-chan"이란 표현을 사용하는데요. 저 진지한 상황에서 도저히 -짱을 넣을 자신이 없어서 그대로 빼버렸습니다. 원래 -상이나 -군, -쨩 등을 소설에 쓰는 걸 딱히 선호하는 편은 아니지만, 원작의 분위기를 살리고자 일단 포함 중입니다. 후반부로 가서 어른이 될수록 대부분 사라지는 편이니, 싫어하시는 분은 그때까지만 좀 참아주시길.

만화책에서는 소용돌이 마을의 멸망 후에 쿠시나가 나뭇잎 마을에 오지만, Vixen Tail님께서 약간 바꾸셨습니다. 또한, 쿠시나를 납치한 게 구름 마을인 건 압니다. 하지만 나츠미는 환생한지 10년이 지났고, 솔직히 그 상황에서 아직까지 저만큼 기억하는 것도 정말 대단한 겁니다.

눈치채셨는지 모르겠지만, 기록에 나와 있는 '특출난 염탐 시도'는 애들이 대화하던 걸 엿듣던 겁니다. 2학년 때의 '전술적 계획과 군중 통제에 대한 이해력'은 팬클럽 박멸 대책 이야기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