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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퀴디치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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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는 퀴디치 경기 전략을 짜는 데에서만은 정말 에이스였어. 그래서 난 다음 퀴디치 연습이 있기 이틀 전에 리처드를 끌고 와서 앉혀 놓고 나랑 같이 전략을 짜도록 했지. 크리스틴도 처음엔 같이 있었는데, 얼마 안 지나서 키에런이랑 걔 친구들이 있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옮겨 버렸어. 퀴디치에 잔뜩 집중하고 있기가 힘들었나 봐. 근데 크리스틴은 그냥 얌전히 자리를 뜨면 될 걸, 가기 전에 친절하게도 맥고나걸이 내 준 작문 숙제 얘기를 해 주고 가더라구.

"호크헤드 공격 대형을 살짝 바꿔보는 건 어때?" 리처드가 제안했어.

옆으로 베로니카 레이드가 지나가자 우리는 잠시 입을 닫았어. 쟤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겠어, 슬리데린 남친한테 갖다 바칠 만 한 그리핀도르 팀 정보를 알아보려고 하는 게 아니겠어? 정말, 그리핀도르로서의 자긍심은 어디다 팔아먹은 걸까?

"자세히 설명 좀 해 봐," 내가 물었어. 베로니카는 학생휴게실 반대편에 가 있긴 했지만 난 목소릴 높이지 않았어. 만약이라는 게 있으니까.

"보통 추격꾼들은 경기장 끝에서 대형을 미리 만든 다음에 반대쪽으로 날아가잖아. 근데 그러면 상대팀에게는 짜인 대형을 흐트러뜨릴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셈이란 말이지."

"그러니까 처음부터 대형을 맞춰 날지 말고, 추격꾼들이 반대쪽으로 날아가 골대까지의 거리를 좁혔을 때 대형을 만든다," 나는 리처드의 말을 끝맺었어.

"아마 처음엔 중간부터 대형을 맞추기가 많이 어려울 거야, 하지만 이걸 마스터하기만 하면 추격꾼들은 어떻게도 막을 수가 없지. 빠르게 대형을 만들어서 누군가 방해하기 전에 골대 코앞까지 갈 수 있을 테니까."

"훌륭해."

정말, 리처드 머리 돌아가는 게 너무 마음에 든다.

"그리고 또, 자리를 계속 교대하는 건 어때?" 리처드가 다시 물었어. 머리를 계속 빠르게 굴리고 있는 것 같아. 리처드는 양피지 조각을 자기 앞으로 끌어다 놓더니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어. "이렇게." 리처드는 양피지를 내 앞에다 밀어놓았어. "보여? 리드추격꾼이 가운데 자리에서 퀘이플을 들고 날다가, 다른 추격꾼이랑 자리를 빠르게 교대하는 거야, 상대 파수꾼이 헷갈리도록."

"너 진짜 대단하다!" 나는 테이블 건너편으로 손을 뻗어서 리처드의 갈색 머리카락을 헝클어주면서 소리쳤어.

"그 회의에 나도 좀 껴도 될까."

리처드랑 난 퀴디치 경기 얘기에 너무 몰두해 있는 바람에 제임스 포터가 가까이 온 것도 모르고 있었어.

"형이라면 당연히 되지." 리처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대답을 하고는 발로 내 옆자리 의자를 살짝 밀어서 포터에게 앉으라는 시늉을 해 보였어.

"고맙다, 리처드." 포터는 그 말을 하면서 내 옆자리로 와 앉았어. "그래, 지금까지 무슨 얘기들을 그렇게 하고 계셨나?"

와, 잠깐만. 언제부터 리처드랑 포터가 친한 형동생 사이가 된 거야?

"방금까지는 그냥 추격꾼 플레이를 얘기해보고 있었어," 나는 곁눈질로 포터를 흘낏 보며 말했어.

"그럴 줄 알았다," 포터는 기분 나쁜 비웃음을 흘리며 말했어.

"왜 그런 표정으로 말하는 건데?"

"네가 추격꾼이니까, 네 역할만 신경 쓴다는 소리잖아."

"사람 말은 끝까지 듣고 말해." 나는 맞서 소릴 높였어. 포터가 여기 온 건 방금 전이니까 그 부분을 최대한 이용해봐야지. "다른 포지션 얘기는 아직 시작하지 않았을 뿐이야. 그래도 뭐, 네가 수색꾼으로서 해 보고 싶은 게 있다면 당장 들어줄 의향은 있어."

"잠깐만 딱 기다리고 있어," 포터는 한 손가락을 치켜들고 말을 하더니 앉아 있던 의자에서 몸을 일으켰어.

"누나, 누나 진짜 저 형 여친 아니야? 확실해?" 리처드가 남학생 기숙사 계단으로 올라가는 제임스를 보며 작게 물었어.

"?" 난 아직도 계단 벽에 붙어 있는 (그럼 당연히 붙어 있겠지,) 포터의 복근 얘기가 나온 저 바보 같은 포스터에서 서둘러 눈을 뗐어. "아냐. 솔직히 난 이번 호그스미드 방문 때 조나단이라는 후플푸프 애랑 같이 가기로 했는데."

"?" 이번엔 리처드가 소리쳤어. 리처드가 퀴디치와 관련 없는 무언가에 이렇게 짜증을 내는 모습이라니 이상했어. 보통은 자기감정을 드러내질 않는 애거든. "그런 얘긴 또 언제 한 거야? 트리스탄은 알아? 아니, 다른 것보다... 후플푸프라고?"

"경기 끝나고 난 다음날, 걔가 먼저 같이 가자고 했었어." 나는 무덤덤하게 대답했어. "어쨌든 네가 상관할 바는 아니잖아. 아직 오빠한텐 얘기 안 했어, 그냥 데이트만 한 번 하는 것뿐이니까. 근데 너 오빠가 엘레나라는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건 알아?"

리처드는 형의 연애사에는 관심 없다며 손을 내저었어. 저 반응을 보니 내 쪽이 더 중요하다는 건가 봐. 뭔가 특별해진 기분이던걸.

"우린 누나 가족이잖아. 누나를 지켜주려면 그런 걸 알아 둘 필요가 있지."

"날 지켜준다고?" 난 왠지 모르게 화가 나는 걸 애써 숨겼어. "로부터?"

리처드는 내 쪽으로 몸을 기울이더니 목소릴 낮추고 말했어. "남자들, 그리고 그런 남자들의... 목적으로부터."

난 눈을 빙글빙글 굴리고 다시 의자에 앉았어. "내가 내 앞가림도 못 하는 사람이라고 오빠한테 세뇌라도 받았어? 지난 여름에 '그 사건'때 침착했던 사람은 나 하나뿐이었는데?"

"그 얘기는 다신 안 하기로 했잖아." 리처드가 아무도 들은 사람이 없는지 확인하러 두 눈으로 방을 쓱 둘러보며 대답했어.

"는 그런 말 안 했는걸." 나는 반대 의견을 세웠어. "내가 혼자 다 처리하는 동안 셋은 목청이 터져라 비명만 질러 댔잖아. 그런 큰 역할을 해낸 이상 난 하고 싶은 말은 할 수 있는 권리가 있을 것 같은데."

물론 앞으로도 절대 바꿀 생각은 없어.

"찾았다!" 곧 포터가 껑충껑충 뛰면서 계단을 내려왔어. "늦어서 미안, 프레드가 또 멍청한 짓을 하고 있더라고."

"걱정 마, 그냥 잠깐 리처드랑 가족의 추억을 회상하고 있었어." 난 동생이 불만스런 표정으로 날 노려보는 걸 보고 씩 미소를 지었어.

"이게 바로," 포터는 들고 있던 까만 공책을 경건한 자세로 책상 위에 탁 내려놓으면서 말했어. "이 몸의 플레이북이시다."

난 한쪽 눈썹을 치켜 올렸어. "'오, 대단해!'ㅡ같은 반응이라도 원하는 거야?"

"닥쳐." 포터의 말은 대사는 저 모양이어도 사실 장난을 거는 데 가까운 말투였어. "내가 몇 년동안 계속 써 온 거라고. 3학년 때 팀 선수가 됐을 때 엄마랑 아빠한테 선물받은 이후로 쭉."

"우리 엄마랑 아빠도 내가 팀에 들어왔을 때 이 플레이북을 줬었는데." 나는 처음 이 공책을 받았을 때의 추억을 떠올리면서 말했어.

"이런데 어떻게 둘이 안 사귄다는 건지," 리처드가 혼잣말을 중얼거렸어. 난 그 말은 깔끔하게 무시해버렸지. 아무것도 모르는 애잖아.

"자, 이게 내 나름의 수색꾼 플레이 전략이야." 포터가 조심조심 공책을 펴면서 말했어.

포터가 펼쳐 둔 공책을 내려다보며 읽던 나는 나도 모르는 새 입을 떡 벌리고 있었어.

"오, 멀린, 포터!" 나는 공책의 페이지를 눈으로 쫓으면서 소리를 질렀어. 그리고 손을 뻗어 공책의 다음 페이지를 계속 넘겨봤어. 맨 끝 몇 장에는 아직 빈 페이지가 남아 있었지만, 다른 페이지들은 전부 정말 엄청난 고급 정보로 꽉 차 있는 그런 공책이었던 거야.

"대단하다는 말을 안 할 수가 없지?" 포터는 갈색 눈을 반짝 빛내면서 씩 입꼬리를 올렸어. "자, 네가 써 놓은 건 어떤 정보들이려나?" 포터는 내 플레이북을 잡으려고 손을 쭉 뻗으면서 물었어.

"안 돼!" 나는 포터의 손을 붙잡으면서 소리쳤어.

포터는 내 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눈살을 찌푸렸어. "왜 안 되는데?"

"나-난," 난 어떻게든 변명거리를 찾아 보려 머리를 굴리면서 말을 더듬었어.

"왜? 여기다 연애편지라도 적어 놨냐?" 포터는 다시 씩 입꼬리를 올렸어. 대체 얘는 항상 이렇게 입꼬리를 올려대는 거야?

포터는 자기 팔을 붙들은 내 손을 어떻게든 떼내 보려고 안간힘을 썼어.

"포터, 난 주장이잖아, 내 플레이북은 비밀이지!" 결국 대답이랍시고 생각해 낸 말이 이거였어.

포터는 불에 데이기라도 한 것처럼 빠르게 내 공책에서 손을 뗐어.

"난 너한테 플레이북을 보여줬잖아." 포터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어. 방금 내 행동에 상처라도 받은 것 같은 그런 목소리였어.

"그래, 그렇다고는 해도... 음, 난 주장이잖아. 너한테 내 걸 보여주고 싶지도 않고."

"그래, 넌 주장이다 이거지." 포터는 비웃음을 날렸어. "난 그냥 다음 경기 때 후플푸프를 이길 방법을 다 같이 고민해보면 좋겠다 싶어서 보여 준 건데, 방해나 됐나 보네. 미안하다."

포터는 의자를 거칠게 밀어내고는 테이블에 놓여 있던 자기 플레이북을 홱 잡아채면서 일어났어.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슬리데린과의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내게 무한히 친절했던 포터의 모습과 방금 포터가 했던 말이 동동 맴돌았어.

내 옆을 스쳐 지나 걸어가던 포터를 난 잽싸게 붙잡았어. 항상 느끼지만 몸은 정말 따뜻한 애야, 우리 오빠랑 동생들처럼. 남자들은 그런 게 있나 봐.

포터는 자기 팔을 잡은 내 손을 내려보다가 내 얼굴을 빤히 쳐다봤어.

"미안해." 나는 입술을 살짝 깨물면서 말했어.

포터는 도저히 읽을 수 없는 표정을 짓고 날 쳐다봤어. 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그 눈을 똑바로 마주보기만 했지. 내 표정이 흔들림 없고 진심이 있어 보였기를 바라면서.

테이블 반대편에서 리처드가 헛기침을 했어. "난 가서 방어술 숙제나 마저 끝내야겠다." 라고 말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어. "나중에 봐."

"내가 잠깐 정신이 나갔나 봐." 난 포터를 잡지 않은 반대편 손으로 플레이북을 들고 포터의 앞에다가 들어 보였어. "자. 네 마음대로 다 봐도 좋아."

"난 간다." 포터는 내게서 눈을 떼고 낮은 소리로 대답했어. "연습 때 보자."

이번엔 그런 포터를 굳이 다시 잡으려고 하지 않았어. 그냥 조금은 어지럽고 멍한 채로 포터가 자기 친구들에게로 가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지. 퀴디치 경기가 있던 날부터 정말 모든 게 이상했어. 포터가 왜 저런 행동을 하는지도 전혀 몰랐고 말이야. 물론 내가 포터의 어깨에 기대어 펑펑 울고 난 이상 이전과 같지는 않으리란 건 알고 있었지. 하지만 지금 포터의 반응은 정말 이해가 가질 않았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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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이 키에런이랑 한참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을 때 난 침대에 앉아 내일까지 해 가야 하는 숙제를 마저 하고 있었어. 록산느는 자기 침대에 앉아서 양피지 조각에 대고 뭘 그렇게 요란하게 쓰는지 깃펜을 놀리고 있었지.

"변신술 작문은 다 했어?" 가 크리스틴이 기숙사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제일 먼저 한 말이었어.

난 『상급 마법』을 내려다보다가 장난스레 시선을 크리스틴에게로 돌렸어. "네, 네. 정말, 너는 우리 엄마라도 되는 거야? 내가 학생답지 못하다거나 뭐 그런 생각이 자꾸 들고 그래?"

"난 그냥 퀴디치에 너무 신경을 쓰다가 학교 공부까지 놓쳐버리진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한 말이야."

"작전 회의가 일찍 끝났거든." 나는 솔직하게 말을 했어. "포터가 와서 자기도 돕고 싶다며 플레이북을 보여줬는데 내가 어쩌다 화를 내버려서 말야."

"제임스가 너한테 자기 플레이북을 보여줬다고?" 록산느가 갑자기 못 믿겠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물었어. "지 플레이북을 말야? 응?"

"음, 어." 나는 어깨를 으쓱였어. "그런데?"

"그런데," 록산느는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목에 잔뜩 힘을 줬어. "그 누구에게도 자기 플레이북은 절대 보여주지 않는 애였거든. 친구는 물론이고 가족이라도 예외 없이. 우리 가족들은 서로에 대해 정말 모든 걸 다 아는 사람들인데도 말야." 그러고 록산느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곧 입을 열었어. "가서 프레드랑 얘기를 좀 해 봐야겠다. 나중에 봐."

그 말과 함께 록산느는 그대로 문 밖으로 나갔어. 계단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던 걸 보니, 걷는 것도 아니고 달려서 계단을 내려가던 모양이야.

난 록산느가 하고 간 말을 곰곰이 곱씹으면서 아랫입술을 살짝 깨물었어. 포터가 누구에게도 절대 자기 플레이북을 보여준 적이 없다고? 그런 플레이북을 내게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건네줬다는 거지. 물론 나는 포터가 속한 팀의 주장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포터가 자기 아이디어를 꼭 나한테 전부 알려줘야만 하는 건 아니잖아?

갑자기 정말 나쁜 사람이 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지 않았어.

그냥 뭐랄까... 포터의 플레이북을 보니까 내 건 충분히 훌륭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을 뿐이었는데. 사실 내 공책에도 꽤나 독창적이고 멋진 아이디어가 많았는데도 말야. 물론 내가 우리 팀 전략에 대해서 아이디어랍시고 쓰레기 같은 생각들만 내놓았다면 애초에 주장이 되지도 못했겠지. 그냥 포터 때문에 아주 잠깐 그런 생각이 들었단 거야. 내 앞에 있던 사람이 포터만 아니었다면 내가 그런 반응을 보이진 않았을 거라구.

"혹시 요즘 포터가 좀... 이상하단 생각 안 들어?" 내가 느릿느릿 물었어. 내뱉은 질문이 어순에 맞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런 것 같진 않던데. 내가 보는 포터는 평소랑 그냥 똑같아." 크리스틴은 잠시 내가 했던 질문을 곰곰이 생각하더니 조심스레 대답했어. "여전히 고집불통에, 단호하고, 짜증도 좀 잘 내지. '이상하다'는 게 정확히 무슨 뜻이야?"

"어... 그러니까... 저번에 퀴디치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를 곧이곧대로 말하기가 어려워서 말끝을 흐렸어. 오 멀린, 이러니까 내가 하려는 말이 우리가 키스했다거나 하는 얘기일 것 같잖아.

"포터가 너한테 키스했어?" 크리스틴이 잔뜩 흥분해서 물었어.

"아니!" 난 단호하게 대답했어. "이미 조나단이랑 호그스미드 데이트까지 가기로 했다고 했잖아! 어쨌든, 경기가 끝나고 나서 내가 샤워실에 있었는데 그 때-"

"?" 크리스틴이 헉 소리를 질렀어. 우와, 크리스틴이 이렇게 눈을 크게 뜰 수 있는지는 몰랐는데.

"퀴디치 선수복은 입은 채로." 난 잔뜩 짜증이 났다는 표정을 짓고 말을 끝냈어. "어쨌든 그 때 포터가 날 데리러 왔었거든? 근데 내가 거기서... 어... 내가 팔을 걔한테 둘러놓고... 엄, 어깨에 기대서 울었어. 포터도 주장 자리 문제로 그동안 못되게 굴었던 거 미안하다고 말했고. 오늘 저녁엔 나랑 리처드를 도와서 같이 전략을 짜기도 했어. 평소처럼 이상한 짓도 안 했고 말야. 내가 화를 내 버리기 전까지는."

크리스틴은 알겠다는 표정과 신기하단 표정이 반반 섞인 이상한 얼굴을 하고 있었어. 정말 이상했어.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고.

"내가 듣기에는," 크리스틴은 사색에 잠겨 말을 시작했어. "아직까지도 주장이 되지 못했다는 데 속상해있는 것 같은데."

난 다른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크리스틴이 손을 들어 올려서 내 말을 막았어.

"다만 속상해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지. 내 생각엔 그래서 걔가 요즘 그렇게... 그렇게 행동을 하는 것 같아. 일부러 너한테 자꾸 화를 내고 싶은 마음은 아닐 거야, 하지만 너는 주장 배지를 가지고 있으니 아무래도 쉬운 타깃이 되는 거겠지."

내가 포터의 입장이었다면 어떤 기분일지도 한번 생각을 해 봤어. 연습을 하러 와서는 선수들을 이끄는 역할을 바로 내가 했어야 했는데 하는 생각에 사로잡히고, 경기 중 자기가 한 행동에 대해 일일이 주장한테 설명해야 되고, 전략 회의에서는 신경 끄라는 말이나 듣고. 나라면 무능력하다는 실망감과 주장에 대한 질투심에 엄청난 감정을 쏟아부었을 것 같아. 고문이나 다름없는 감정이겠지.

아마 지금 포터도 그런 비슷한 고문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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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후 연습 시간에는 선수들을 더 강하게 밀어붙였어. 이제는 플레이 전면에서 실력을 키우고 인내력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할 시기였잖아. 브리랑 릴리 그리고 나는 오랜 연습 끝에 호크헤드 공격 대형을 그래도 자연스럽게 구성할 수 있게 됐어. 얼마 안 돼서 이젠 리처드가 말했던 대형 이동을 시도해봐도 괜찮겠다는 생각까지 들 정도였지.

밝은 눈비가 보슬보슬 내려오는 경기장에서 나는 몇 겹으로 옷을 껴입고도 몸을 떨고 있었어. 하지만 이렇게 궂은 날씨에도 연습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뻤어. 이런 날씨 속에서도 경기를 하려면 연습을 해 줘야지.

"포터, 잠깐 나 좀 보자." 연습이 끝나고 선수들이 다들 락커룸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을 때 내가 소리쳤어.

그러자 제임스와 릴리가 단번에 날 돌아봤어. 그 둘은 서로를 잠깐 돌아봤고, 다시 날 돌아보고, 똑같은 표정으로 왜 그러냐는 듯 눈썹을 치켜 올렸어. 와, 저럴 때 보면 정말 남매라는 게 보이는걸.

"아, 제임스 말야." 난 말을 확실히 했어.

자라가 옆에서 휘파람을 불었고, 난 그런 자라에게 헤드락을 걸어 주려고 한쪽 팔을 둘렀어. 자라는 문을 나가면서 내 팔을 빠르게 피하려고 했지만 내가 먼저 빠르게 붙잡았지.

"하!" 나는 자라를 붙잡고 소리를 쳤어. "한번만 더 그딴 짓 해 봐!"

락커룸에서 줄을 지어 나가던 선수들이 한꺼번에 웃음을 터뜨렸어. 그리고 잠시 후 냄새 나는 락커룸 공동구역에는 나와 포터만이 남아서 서 있었어.

"포터, 저번에 플레이북에 대해서는 내가 제대로 사과할 기회가 없었어." 빈 방에 울리는 내 목소리는 왠지모르게 평소보다 작았어. "난... 그러니까..."

하고 싶었던 말을 어떻게 뱉어내야 할 지 생각이 나지 않았어. 불안한 마음에 뒤로 묶은 포니테일 머리를 괜히 앞으로 끌어왔지.

"널 왜 불렀냐면... 그 때 내가 했던 짓이 좀... 너무했던 것 같아서."

"이해해." 포터는 씩 입꼬리를 올리고 말했어. "내 플레이북이 너무 어마어마하게 훌륭해서 네 걸 보여주기가 부끄러웠던 거겠지. 이해할 수 있어."

난 경악을 하고 입을 떡하니 벌렸어. 물론 포터가 방금 한 말이 다 맞는 말이긴 했지, 절대 인정하진 않을 거지만! 지금 포터가 하는 짓보다도 더 심한 반응이 나올 거 아냐?

그리고 사실 어제 포터의 플레이북을 보고 나서 내 플레이북을 보고 또 봤는데, 내가 써 놓은 것도 포터가 써 둔 내용에 절대 뒤지지는 않는 것들이었단 말야. 몇 개는 포터 것보다 더 좋은 내용도 있었어, 내가 내 입으로 말하긴 좀 뭐하지만.

그리고 잔뜩 화 나 있던 포터는 또 갑자기 어디로 간 거야? 순식간에 도로 원래의 포터로 돌아와버렸잖아.

"조용히 해," 나는 일부러 미소를 지어내서 잔뜩 놀랐다는 표정을 지워버렸어. "포터, 내 플레이북만 있으면 하우스컵 우승은 따 놓은 거나 마찬가지일거라고."

"야, 근데." 포터는 그 말로 다시 날 잔뜩 놀래켰어. "니가 내 어깨에다 기대고 울기까지 한 이상, 날 제임스라고 불러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난 잠시 할 말을 잃고 가만히 서 있었어. 포터를... 제임스라고 부르라고? 난 느릿느릿 눈을 깜박였어.

"넌 나한테 우드라고 하잖아." 나는 그 점을 짚어냈어.

솔직히 말하면 그 말을 뱉으면서도 아니라고 생각하긴 했어. 기억을 곱씹어보면 슬리데린과의 경기에서 지고 나서 락커룸에서 펑펑 울었을 때, 그 때는 에바라고 불렀었잖아.

포터 (제임스?) 는 그저 어깨를 으쓱이기만 했어. "난 널 에바라고 부르는 데 딱히 별 문제 없는데. 예쁜 이름이잖아, 에바."

그 말에 내 얼굴이 달아오르기 시작했어. 망할 히포그리프, 내가 지금 제임스 포터가 한 말 때문에 얼굴을 붉히는 거야? 이게 대체 무슨 일이야? 완전 미친 소리잖아! 분명 내가 미쳐가고 있는 걸 거야...

내 빨개진 볼을 보고 난 얘가 비웃거나 최소한 장난스런 말 하나라도 던질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기미도 보이질 않더라구. 정말 오늘따라 왜 이렇게 놀라운 짓만 할까.

비웃거나 장난스런 말 대신 이런 답이 왔어. "그리고 이젠 팀에 포터가 둘이기도 하잖아. 그냥 '포터!'라고만 소리치면 누굴 부르는지 헷갈릴 수도 있잖냐. 릴리는 네가 자기한테 소리치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으니까."

난 팔짱을 끼고 섰어. 고맙게도 내 얼굴이 이젠 원래 상태로 돌아와 줬어. "내가 널 볼 때마다 소리나 지르고 다니기라도 한다는 듯이 말한다?"

"맞잖아!" 포터 – 음, 제임스는 단호하게 항변을 했어. 우린 이제 락커룸을 나와서 성으로 돌아가는 길을 걷고 있었어. "오늘도 다른 애들한테는 빗자루 제대로 잡으란 소리 한 번도 안 했으면서."

"그거야 뭐, 너도 알 거 아냐, 네가 지금 연습을 설렁설렁 하면 안 된다는 거. 날 빼면 지금 선수들 중 팀에 가장 오래 있던 사람은 너니까." 나는 논리적으로 답했어.

물론 일부러 괴롭히려는 건 아냐, 오늘따라 애가 연습에 진지하지 못했던 것 같아서 그랬지. 지금 우리가 퀴디치 컵을 탈 작정이라면 그건 용납할 수 없는 행동이니까.

"그래, 근데, 아까 너도 팔꿈치 제대로 넣고 있지 않던데. 내 수색꾼으로서의 자부심을 모욕하는 거라고."

난 눈을 빙글빙글 굴렸어. "오,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네가 대단한 수색꾼이라는 건 그 누구보다도 네가 잘 알잖아."

포터 – 제임스는 고개를 살짝 갸우뚱했어. 그 얼굴을 가득 채우고 있던 오만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어. "정말 그렇게 생각해?"

내 얼굴이 점점 빨개지는 게 느껴져. 또. 웁스, 그 말을 할 생각은 아니었는데. 그 부분은 내가 포터 – 아니 제임스 복근이 상당히 멋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이랑 같이 절대 얘가 알게 되면 안 되는 부분들 중 하나였단 말이야.

"어... 음, 그렇지." 나는 말을 더듬었어. "아니었다면 네가 팀에 들어올 수 있었을 리가 없잖아."

커다란 미소를 띄우는 걸 보니 그 답이 꽤나 만족스러웠나 봐. "알고 있었어, 네가 사실 우리 팀 최고의 선수는 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는 거."

"야, 잠깐만," 나는 그의 어깨를 쿡쿡 찌르며 대답했어. "난 네가 대단하다고 했지 최고라는 말은 안 했는데?"

"그거나 그거나지." 포- 제임스는 내 설명을 깔끔하게 무시해버렸어.

"다르지!"

"그래, 알았어, 그럼 대체 누가 최고의 선수인데?" 갈색 두 눈이 내게 도전장을 내미는 듯하며 반짝 빛났어. 얼굴은 입꼬리를 올리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는 게 보여.

"넌 아냐." 난 씩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어.

"아, 나라고 생각하는 게 맞구나? 그러니까 대답을 못 하겠지." 대체 저 멍청이의 근거 없는 자신감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알았어, 우리 팀 최고의 선수는..." 난 잠시 그럴듯한 거짓말을 생각해 내려고 애를 썼어. "니코, 니코야!"

포터 –어머, 제임스- 는 그 답을 듣고 콧방귀를 뀔 뿐이었어. "네가 지금 거짓말하는 게 아니라면 진지하게 다시 생각 좀 해 봐라."

"니코도 뛰어난 선수잖아." 나는 반박을 했어, 니코는 뛰어난 선수가 맞으니까.

"그거야 그렇지만." 포터는 간단하게 대답을 했어. "니코가 나나 너만큼 뛰어나진 않지."

포ㅌ... 제임스가 방금 날 칭찬한 거야? 이 다음은 또 뭐야?

물론, 내가 항상 경기장에서의 우리는 거의 동급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단 사실을 나는 절대 대놓고 인정하지 않을 작정이었어. 팀에서의 포지션이 다르니 우리를 정확히 비교하기란 애초에 어렵기도 했지만, 둘 다 정말 훌륭하게 잘 날았고 선수로서도 뛰어났으니까. 아마 유전자 때문이겠지.

"그래도 내가 너보단 조금 더 낫지만." 제임스는 시선 끝으로 날 살짝 돌아보면서 씩 미소를 지었어. 웃음을 터뜨리면서 갈색 눈이 반짝였고 얼굴에는 내 성질을 슬슬 돋굴 때나 올라오는 미소가 올라왔어.

"뭐래," 나는 맞서 대꾸했어. "하지만 지금 우리 팀 주장은 나인걸. 그러니까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보다 낫지 않을까? 그 얘기가 나오니 말인데, 싸우지 않고 평화로울 때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거든? 이 말 때문에 싸우게 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주장이 된 게 우리 아빠가 올리버 우드이기 때문이라고 하는 거 말야, 솔직히 좀 모순적이지 않아? 같은 논리로 네가 주장이 됐다면 난 너희 엄마가 전직 선수고 지금은 예언자 일보에 퀴디치 기사를 쓰고 계시는 데다 너희 아빠가 해리 포터라서 그런 거라고 할 수도 있는 거잖아."

"그래, 다들 그런 말을 했겠지." 제임스는 불편한 기색으로 어깨를 으쓱였어. "나도 그런 말을 들으면 아무래도 조금은 뜨끔했을 거고... 그래서 내가 너한테 그런 말을 했던 건데."

무슨 소리냐는 내 얼굴을 보고 제임스는 설명을 더 덧붙였어. "난 화가 났던 거야. 그렇다고 내가... 음, 그 왜 있잖냐... 알버스도 그랬거든, 형은 패배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그리고 내가 제임스의 말이 무슨 뜻인지를 곰곰이 생각하는 동안 침묵이 감돌았어. 하지만 곧 제임스가 얼굴에 작은 미소를 띠고 다시 입을 열었어. "그래도 네가 오마라랑 사이가 각별했다는 생각은 안 바꿔."

전에도 나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지, 하지만 지금 하는 말에는 전과 다르게 악의가 없었어. 솔직히는 추궁이라기보다 농담을 하려는 것 같은 어조였구.

"근데 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건데?" 나는 잔뜩 화가 나서 두 손을 위로 들었어. "난. 절대. 션이랑. 그런. 적. 없어. 단 한 번도. 그래, 5학년 때 우승컵을 탔을 때 볼에다 살짝 입을 맞춘 적은 있지만, 그렇다고 사귀거나 했던 건 아니라고!"

"그 형이 너 좋아했었어." 포터 – 제임스 – 는 고개를 약간 기울이면서 말을 내뱉더니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다 찔러 넣고는 길바닥에 놓인 돌멩이 하나를 걷어찼어.

잠깐만... ?

"그럴 리 없어." 난 저번 학기에 있었던 일을 머릿속으로 쭉 훑으며 대답했어. "나도 내가 연애 감정에 끔찍하게 눈치가 없다는 건 알아, 하지만..." 난 열심히 생각을 하면서 말꼬리를 흐렸어. "크리스틴이 키에런을 좋아한다는 걸 알아차리는 데는 한 달이 걸렸었지. 도서관에만 가면 왜 크리스틴이 키에런이나 걔 친구들 주변에 앉고 싶어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거야. 크리스틴이 수업시간 내내 키에런만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고 키에런도 자꾸 고개를 돌리는데도 난 전혀 몰랐다니까."

포ㅌㅡ 제임스는 몰이꾼 방망이로 머리를 한 대 얻어맞기라도 한 것 같은 표정을 지었어. "너한테 뭐라도 말을 걸 핑계를 찾고, 작업을 걸고, 장난을 치고, 널 좋아하는 다른 남자들이랑 말싸움을 하고, 네가 화를 낼 때 눈이 빛나는 걸 보려고 성질을 건드리고 또 – 아니 그러니까... 넌 그게 다 뭔가 평범하지 않은 뜻이 있다고는 생각을 안 하는 거냐?"

"션은 그런 짓 한 번도 안 했는데." 난 방금 그 말의 뜻을 알아듣지 못하고 목소리를 높였어. 만약 션이 날 좋아해서 그런 행동들을 했으면 아무리 나라도 눈치를 챘겠지, 안 그래? 경기장 밖에서 아예 말을 안 했다는 건 아니지만 퀴디치가 아닌 다른 걸로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경우는 많이 없었는걸.

제임스는 방금 그 말은 안 하는 게 나았겠다는 듯 웃음을 터뜨리더니 고개를 가로저었어. "에바 우드, 넌 정말 다른 여자애들 같지가 않아."

그 말에 상처를 받는 게 맞는 건지 고민하고 있는 사이 제임스가 짤막하게 덧붙였어. "칭찬으로 들어. 긍정적으로 한 말이었으니까."

음... 20분만에 내 세계관이 확 뒤집혀버린 것만 같은 기분이야.

"아, 크리스틴이랑 키에런한테 도서관에서 만나자고 했었는데," 난 성 입구에 도착해서 제임스에게 말했어. "크리스틴이 내 가방을 가져오겠다고 했으니까, 난 탑으로 다시 안 가도 될 것 같아."

"아," 조금은 실망한 듯 한 얼굴로 제임스가 말했어. "그래 그럼, 나중에 봐... 에바."

"잘 가... 제임스." 난 미소를 짓고 그를 똑같이 따라했어. 제임스는 따라 미소를 짓더니 모퉁이를 돌아 걸어가기 시작했어.

그리고 도서관 안에 들어가서 크리스틴과 키에런을 열심히 찾았지. 지나가다 보니 저쪽 책장 사이의 한 테이블 구석에서 로즈 위즐리와 스코피어스 말포이가 낡고 두꺼운 책 한 권을 놓고 싸우는 것 같더라. 다른 테이블에는 3학년들 몇 명이 모여서 책상 위에다 책들을 쫙 펼쳐 놓고 뭔가를 열심히 찾아대고 있었어.

"여기야!" 마법도서 서가 옆 테이블에서 키에런이 날 보고 손을 흔들었어. 하필이면 마법 책 옆이라니, 정말 현실적이고 래번클로다운 애야.

"근데 내가 거기 껴도 돼?" 나는 장난스레 물었어. 사실 그 둘 사이에 내가 끼어 있다고 해서 둘 다 크게 불편해하진 않았으니 그 말을 하나 마나 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앉아." 키에런은 평소와 같은 친절한 미소를 짓고 자신과 크리스틴의 반대편에 있는 빈 의자를 가리켰어.

"그냥 공부하는 거잖아." 크리스틴이 짜증난 목소리로 말했어. "왜 아직까지도 그러고 있어, 그냥 작문 숙제를 하는데도 괜히 어색해하면서 앉아 있을 필요는 없어. 그리고 제발 너 때문에 우리가 불편할거란 라는 생각은 하지 마. 우린 다 친구잖아."

"근데 난 작년 발렌타인데이 때 마법 시험공부를 하는 동안에는 너희 둘의 애정행각 때문에 끔찍해 죽을 뻔했던 기억이 나는데?" 난 의자를 끌어다 놓고 앉으며 말했어. "그런데 내가 어떻게 어색하단 생각을 안 하겠어."

키에런은 붉게 달아오른 얼굴에 그 때는 미안했다는 표정을 지었어. "그래도 그 땐 발렌타인데이 하루 전이었잖아." 그리고 이런 반박을 하고 나섰지. "게다가 만난 지 정확히 네 달째가 되어가는 시점이기도 했고."

"그래, 내 말이 바로 그 말이라니까!" 난 입꼬리를 씩 올렸어. 오, 멀린, 내가 입꼬리를 올리고 있어. 포터 –아니, 제임스- 한테 옮은 건가 봐. 좋은 건 아닐 텐데.

"알았어, 알았어, 우리가 미안해. 그렇다고 너무 뭐라고 할 것까진 없잖아. 그러는 너도 이번 주말에 데이트 나간다면서?" 크리스틴은 데이트 얘기를 다시 꺼내줬어. "그 얘기가 나오니 말인데, 그 때 뭐 입고 나갈 거야?"

흠... 한 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단 한 번도 말야. 그러고 보니 딱히 입을 기회가 없었던 푸들미어 스웨터가 있었던 것 같은데. 11월 초지만 날씨가 꽤나 쌀쌀하니까. 예뻐 보이고 싶긴 하지만 그렇다고 하루 종일을 괜히 추위에 떨며 보내고 싶지도 않았는걸.

"푸들미어 스웨터나, 점퍼나, 재킷은 절대 안 돼." 크리스틴이 강경한 목소리로 말했어. 내 머릿속을 읽기라도 했나 봐.

아, 그럼 어떡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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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역자 첼리입니당

이렇게 에바는 결국 조나단과 데이트를 나가게 되네요..! 어떤 일이 있을까요 두구두구

항상 와주시는 여러분 항상 감사합니당:) 게임온 한역본 완결까지 열심히 달려봐요 밤빰